(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 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 측을 계속 '두둔'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사태 장기화에 따른 중국 당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국의 주권과 영토보존, 그리고 합리적 안보 우려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각국의 합리적 우려'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추진을 국가안보상 위협으로 간주해온 러시아 측 주장을 염두에 둔 것이란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히 왕이 중국(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7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계기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중러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 중 하나"라며 정세변화와 관계없이 "양국은 새 시대를 위한 포괄·전략적 협력 관계를 계속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왕 위원은 이날 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對)러시아 경제·금융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 또한 분명히 했다.
그간 외교가에선 미국 등의 대러 제재와 관련해 Δ러시아 은행들의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 퇴출에 따라 러시아 측이 중국의 '위안(元)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활용하고, Δ중국 또한 러시아산 에너지·농산물 수입 확대를 통해 그들의 '숨통'을 틔워줄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왕 위원이 이날 회견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한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써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각국의 대러 제재 또한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단 점에서 "중국도 계속 러시아 편에 서 있는 데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와 관련 외신들 또한 중국이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긴급특별총회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계속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할 경우 티베트·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등 중국 내 분리주의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성향 분리주의자들의 '독립'을 돕겠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일정 시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물밑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단 전망이 나온다.
왕 위원도 이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때에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중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영학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도 최근 펴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그리고 러시아와 미국 간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협력 요청을 받을 경우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왕 위원은 이날 회견에서 "대만은 반드시 조국(중국)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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