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호남 지역에서 역대 보수 정당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역주의 완화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윤 당선인의 광주 지역 득표율은 12.72%(12만4511표)다. 전남은 11.44%(14만5549표), 전북 14.42%(17만6809표) 등 호남 지역에서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호남 3개 지역에서 고루 두 자릿수 득표율을 확보했다. 호남권 총 득표율은 12.75%(44만6869표)이다.
이로써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박 후보는 18대 대선에서 광주 7.76%, 전남 10.00%, 전북 13.22%로 보수정당 호남권 유일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 이전까지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2007년 12월 대선에서 광주(8.59%)·전남(9.22%)·전북(9.04%)에서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괄목할 만한 성과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의 호남권 최다 득표율은 Δ광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17대) 8.59% Δ전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18대) 10.0% Δ전북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13대) 14.13%였다.
이러한 성과는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이 꾸준히 호남을 찾아 공을 들여온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직후 곧바로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유가족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 왔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와서도 지난달 23일 보수정당 후보로선 처음으로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으며 '호남 동행' 기조에 힘을 실었다. 광주 공약으로 대형복합쇼핑몰 유치를 제시해 광주 유권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선방했다는 기대감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최대 30%를 제시했을 정도로 기대가 컸던 탓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목표했던 수치에 미달한 것을 아쉬워하기 전에 더 큰 노력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라며 "호남을 향한 국민의힘의 노력은 이제 책 한 권의 첫 번째 챕터를 넘긴 단계로, 다음 챕터를 꾸준히 써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이날까지 머물며 언론 인터뷰, 대학생들과 대화 등을 이어간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에서 역대 최다 득표를 한 것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시절부터 국민의힘이 공을 많이 들인 결과"라며 "이번 선거는 지역 감정이 해결될 수 있는 단초를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에선 이번 선거를 계기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광주 유권자들이 이전 선거보다 보수 정당 후보를 더 많이 찍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진보 정당 후보에 표를 던졌다"면서 "비율상 양극화와 분열·갈등이 더욱 심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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