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IPO 양극화… 기술력 따라 울고 웃고
② 개미 울리는 ‘허수청약’… 금융당국 칼뽑는다
③꽁꽁언 IPO 시장… 상장 철회 기업도 속출
① IPO 양극화… 기술력 따라 울고 웃고
② 개미 울리는 ‘허수청약’… 금융당국 칼뽑는다
③꽁꽁언 IPO 시장… 상장 철회 기업도 속출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IPO(기업공개) 시장에도 냉기가 감돌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역대급 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공모 금액이 몰렸지만 기준금리 인상 등 잇단 악재로 투자 열기가 얼어붙은 모양새다.
냉랭한 시장 분위기에 상장 일정을 철회한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이을 조 단위 대어급 공모주로 꼽힌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신재생 에너지 솔루션 기업 대명에너지도 수요예측 흥행 실패에 따라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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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성적표… 절반은 공모가 이하 추락━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이달 초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2개 기업(스팩 제외) 중 절반이 이달 8일 기준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종목(7종목)이 공모가 보다 높은 가격에서 첫날 거래를 마쳤지만 상장일 이후 국내 증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들 종목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지트로닉스는 상장 첫날 15.91%까지 올랐으나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지트로닉스의 주가는 이달 8일 기준 공모가 대비 -27.50%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이외에도 나래나노텍(-26.86%) 인카금융서비스(-28.06%) 바이오에프디엔씨(-31.96%) 브이씨(-18.33%) 노을(-19.5%) 등도 일제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수익률도 저조하다. 올해 흥행에 성공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종가기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 기록 후 상한가)에 성공한 기업은 케이옥션 한곳 뿐이다.
‘자율주행’ 테마주로 꼽히는 퓨런티어의 경우 상장 첫날인 지난달 23일 공모가(1만5000원)의 2배인 3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공모가 대비 108% 높은 3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8일 기준 퓨런티어의 주가는 2만1600원으로 수익률 44%를 기록 중이다.
올해 첫 따상을 기록한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은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2만원 대비 160% 상승한 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다만 상장 이후 미국 금리 인상 흐름에 따라 전 세계 미술품 자산 시장이 하락 추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과 글로벌 정세 불안정 등의 약재가 겹치면서 현재 주가는 2만29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활기가 돌았던 IPO 시장이 올들어 급격히 얼어붙은 이유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예고한 금리 인상이 임박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정학적 긴장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살얼음판 길을 걷자 IPO 시장 역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지난해 말부터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통화정책 긴축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여기에 러시아 지정학적 리스크와 그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도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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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부진에 상장철회까지… 하반기엔 나아질까━
IPO 시장에 한기가 불어닥친 가운데 발길을 돌리는 예비 상장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 미만을 제시한 기관이 늘어날 경우 공모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해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생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명에너지는 지난달 28일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상장 철회다. 오는 4월 코스닥시장에 상장 예정이던 대명에너지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5000~2만9000원이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725만주로 공모가 상단 기준 1305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달 23~24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기관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를 자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대명에너지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 상반기까지는 IPO 시장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변동성 장세에는 악재를 이겨낼 만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적정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시장 방향성과 타이밍을 살피고 있다”며 “적절한 공모가를 평가받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이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수익률과 가치를 끌어올린 지난해와는 달리 시장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올해는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방산업 성장 모멘텀이 큰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 사이의 투자심리가 극명한 차이를 나타낼 것이며 변동성이 잠잠해지고 증시 분위기가 돌아서면 하반기에는 IPO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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