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임의비급여' 시술을 받은 환자가 보험사로부터 실손보험금을 받아 진료비를 납부한 경우, 보험사가 의사를 상대로 진료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지에 관한 대법원 공개변론이 열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오는 17일 임의비급여 치료 관련 실손보험금 반환청구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이 사건은 보험사가 '맘모톰'을 이용한 유방종양절제시술을 받고 실손보험금을 받은 환자를 대신해 의사에게 직접 진료비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사건이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맘모톰' 시술에 관한 진료계약이 유효한 지 여부다. '맘모톰'은 유방조직에 삽입하여 진공흡인을 통해 조직을 빨아들인 뒤 해당 부분을 잘라내는 장비다. 맘모톰의 경우 2019년 7월 안전성 및 유효성 확인을 받아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보험사는 맘모툼이 안전성 평가를 받기 전의 진료계약이 유효한 것인지 다투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의비급여 시술은 법정비급여 시술과는 달리 실손보험금 청구가 어렵다. 건강보호법 규칙상 법정비급여에 해당하지 않는 유형의 진료계약이 무효로 인정된다면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어진다. 이 경우 보험사는 환자를 상대로 보험금 반환을 청구해야 하지만 이미 병원비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환자가 아닌 의사나 병원을 상대로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보험사가 환자를 대신해 의사를 상대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다. 채권자대위권이란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자기 채무자에게 속하는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일반적으로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려면, 채무자의 재산이 충분치 않아야 한다는 '무자력'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보험사는 이 사건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무자력'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가 이미 병원비를 납부한 후 보험금을 받는 만큼 재산이 충분치 않아야 한다는 조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보험금 사용처가 진료비로 특정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보험사 측의 입장이다.
실손보험금 청구를 둘러싼 보험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법적 다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실손보험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각종 임의비급여 진료행위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최근 하급심에서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기준을 다시 설정하고 제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개변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사건 외에도 보험사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해 의료기관에 실손보험금을 반환 청구한 사건은 대법원에 수십여건 걸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경우 1심은 보험회사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정반대의 판단을 내놨다.
17일 진행될 공개변론에는 여하윤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수곤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고인으로 참석해 채권자대위권에서 '무자력' 요건이 필요한지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사건이 아닌 소부 사건에서 공개변론을 진행하는 것은 가수 조영남씨의 그림대작 사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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