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관련 내용이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 보고될 전망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4차 회의'에서 노정희 공동위원장 및 협의체 위원들과 함께 촉법소년 관련 주요 쟁점 및 제도개선 권고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소년사법 제도가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논의의 핵심은 연령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대범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지, 제도를 언제 시행할지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살인과 성범죄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만 13세 청소년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조건부 하향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론화를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를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다.


협의체는 지난 4월 현행 연령을 유지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형사처벌 확대보다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고 재범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국민 여론은 달랐다. 지난 3월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정부가 조건부 하향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절충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법 개정까지는 적지 않은 절차가 남아 있다. 형법과 소년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정부안 마련 이후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령 정비와 소년사법 제도 보완 등이 뒤따라야 해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국회 논의에서는 '중대범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살인과 성범죄 외에 강도와 특수상해, 집단폭력 등을 포함할지 여부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소년사법 인프라 확충도 과제로 꼽힌다. 형사처벌 연령만 낮출 경우 재범 방지와 교화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호관찰과 상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피해자 보호 제도를 함께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30일 국무회의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면 촉법소년 제도 개편 논의는 입법 단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연령 하향 자체보다 제도의 실효성과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