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당선인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 등 여권에 민감한 문제를 잇따라 언급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무산된 16일 윤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당선인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김오수 검찰총장 사퇴 등 여권에 민감한 문제를 잇따라 언급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16일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당일 취소되면서 "신구 권력 대결이 극에 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측에서 모두 이날 오찬 순연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리자 여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과도한 요구 때문에 오찬이 무산된 것 아니냐"라는 추측이 나온다.
여기에 윤 당선인 측이 청와대에 임기 말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협의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의 불쾌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5월9일까지는 문재인정부 임기인데 윤 당선인 측이 선을 넘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시응시을)은 이날 윤 당선인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원 강릉시)이 김오수 총장의 거취 결정을 언급한 것을 비판했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총장 임기제는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1988년부터 시행된 제도"라며 "김 총장 임기가 아직 1년도 넘게 남았는데 윤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반대파 찍어내기'에 나선 것 아니냐. 임기를 지키려면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수사를 하라는 압박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대선이 끝난 지 일주일 됐다.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법과 원칙'을 허무는 점령군처럼 명령하고 협박하는 소리가 매일 들린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윤 당선인 측이 공공기관 인사들의 거취 문제, 이 전 대통령 사면, 김 총장 거취 문제 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한 뒤 "법과 원칙을 허무는 일종의 협박"이라며 "위 발언의 주인공들은 법과 원칙을 다루는 일에 능숙한 검사 출신들이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서 요직을 맡았던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을)은 페이스북에 "사면, 공기업 인사, 여가부 존폐, 김 총장 거취 등 논란과 관련된 그들의 행태를 보면 지극히 오만과 우쭐거림이 가득차 있다"며 "투표자의 절반도 안 되는 득표로 매우 취약한 권력임에도 마치 마음먹은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있는 듯하다. 오만과 과신은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시수정구) 역시 이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당일 취소된 것을 언급하며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면 될 일인데 사면이니 인사 협조니 줄줄이 회동 조건을 달고 마치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 아니냐. 대단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임기와 고유권한이 있는데 기본적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통합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