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종자인 토종씨앗은 한반도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야생종) 오랜 시간동안 농업인 주도로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적응해 온 씨앗(재래종)을 의미한다.
토종종자는 우리 땅에서 수천 년에 걸쳐 자라면서 우리 먹거리로서 이미 그 건강성을 입증해 왔고, 오늘날 심각한 기후위기와 갑작스런 병해충의 확산에도 지역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아 우리의 먹거리 구명보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토종씨앗은 오랜 시간 대물림 과정에서 종자의 특성이 고정되어 있고 계속 이어 심을 수 있어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기반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미래 먹거리다.
이런 가운데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토종자원 육성 전담기구를 신설해 '토종씨앗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있는 경기도 양평군의 사례는 미래지향적 행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현재 사업 진행 과정은 순탄치 않는 상황이다.
양평군은 지난해 1월 1일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양평군 농업기술센터 산하에 토종자원 육성 전담기구인 '토종자원팀'을 신설했다.
또한, 군은 지난 10년간 친환경농업 브랜드 구축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한 '토종씨앗의 양평 브랜드화' 즉, 기존 농민뿐 아니라 귀농·귀촌 인구의 경제활동과 아울러 지역과 도시가 선순환하며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 만들어가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친환경 넘어 토종으로, '양평그린뉴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양평군의 토종씨앗 보전정책이 암초에 부딪쳤다. 지난해 12월 21일 군의회 본회의 농업기술과의 예산 90억9600만원 중 절반에 달하는 44억1450만원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삭감된 예산은 전액 토종자원 활성화 관련 예산이었다. 약 58억원의 토종자원 활성화 목적 예산 중 44억원 이상 삭감됐다.
양평군의원들이 내민 삭감 근거는 무엇일까.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불과 사업 추진 1년 만에 '사업 성과와 경제성, 사후평가 등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다. 생명을 다루는 미래먹거리를 두고 정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토종자원 사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토종씨앗을 수집·보존하고 관련 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 조성에 최소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민들은 1년밖에 안 된 사업을 놓고 경제성 평가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게 지역주민들의 주장이다.
정동균 군수는 지난 15일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브리핑에서 친환경농업을 기반으로 한 토종자원 육성을 위한 토종자원 클러스터 부지매입비 40억 5800원과 거점단지 관리센터 건립 용역비 1억 5000만원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 또한 의회 통과가 미지수다.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6.1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양평 토종씨앗 사업'이 씨앗을 피우기 전에 고사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우리 미래 먹거리, 양평군의 먹거리 사업이 선거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양평군의 현실이다.
토종씨앗에서 파생하는 다양한 융복합 산업을 통해 지역 경제 성장과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토종씨앗 산업의 메카로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클러스터 구축에 기대에 감격했던 주민들의 희망이 꺼져 가고 있다.
이무쪼록 정파와 관계없이 지역민을 위한 지속 가능한 사업의 연속성을 기대해 본다. 정치는 유한(有限)하지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일은 영원(永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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