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헨리가 '친중 논란'에 대해 재차 해명에 나섰다. /사진=장동규 기자
중국계 캐나다인 가수 헨리 측이 친중 행보와 관련해 2차 사과를 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헨리를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발탁했고 이는 곧바로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반중 정서가 깊어진 가운데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인 헨리가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헨리는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옹호하는가 하면 '중국을 사랑한다'는 글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중국 팬들을 겨냥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헨리가 고정 출연하는 한 중국 예능 프로그램이 한복과 유사한 의상을 입고 추는 춤을 '조선족 전통춤'으로 소개해 논란은 더욱 커졌다. 헨리는 이 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그램 차원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에 일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출연 자체가 논란이 됐다.

이에 헨리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잘못한 거 있다면 최송(죄송)하고 잘못 한 행동이나 말… 다 최송합니다"고 전했다. 이어 "저의 행동이나 말 때문이 아니라 저의 피 때문이라는 걸 알게 돼 마음이 아프다. 마냥 제 피 때문에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진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며 자신을 인종차별 피해자처럼 표현, 누리꾼의 그를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헨리는 홍콩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캐나다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출신이 아닌 그가 '핏줄'을 운운하며 번역기 또는 맞춤법 검사기 사용 없이 그대로 올라온 입장문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헨리의 소속사 몬스터 엔터테인먼트가 21일 "헨리가 직접 SNS로 심경을 토로했는데 부정확한 표기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혼란을 초래해 송구스럽다"고 제차 사과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아울러 자신이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헨리는 "요즘 유튜브나 기사에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나오고 사람들이 믿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서 침묵하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만난 사람들조차 믿어서 심각함을 느꼈다"며 "많은 공인들도 피해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헨리가 직접 올린 글로 논란이 더욱 확산하자 결국 소속사인 몬스터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 "헨리가 직접 SNS로 심경을 토로했는데 부정확한 표기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혼란을 초래해 송구스럽다"고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이어 "헨리는 국적을 초월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과 즐겁게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삶의 가치를 두며 활동해왔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러한 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며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헨리가 올린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일각에선 헨리를 둘러싼 비판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포경찰서 게시판에는 '헨리의 학폭 예방 홍보대사 임명은 문제 될 것 없다'는 글도 올라왔다.
가수 겸 방송인 헨리가 일관된 친중 행보 탓에 최근 학교 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을 두고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사과했다. /사진=몬스터엔터테인먼트, 헨리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헨리가 유튜브 채널 댓글을 관리한다는 논란도 확산됐다. 중국을 비하하는 댓글이나 한국을 옹호하는 댓글은 곧바로 삭제된다는 것. 반면 중국을 옹호하는 댓글은 그대로 남아있어 논란이 됐다.

소속사는 "유튜브의 특정 댓글 관리 의혹은 매우 악의적인 왜곡"이라며 "유소년이 시청하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건전한 분위기 조성을 최우선으로 여겨왔다. 따라서 소재를 불문하고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내용이나 악플, 비방, 분란 조장의 모든 댓글들은 불가피하게 삭제해왔고 구독자들의 신고로 필터링 되기도 한다. 의도적인 짜깁기로 캡처한 뒤 유포되고 있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헨리와 소속사의 해명에도 대중의 싸늘한 시선은 여전하다. 인종차별과 마녀사냥 피해를 언급하기보다 자신의 행보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과 사과만 선행됐어도 이렇게까지 대중이 등을 돌리진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죄송하다'를 '최송하다'고 표기하며 맞춤법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무성의한 태도는 대중에 실망감만 더해 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