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고법 행정4-2부(부장판사 한규현·김재호·권기훈)는 부사관 A씨가 소속부대장을 상대로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11년 6월5일 새벽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하고 법원은 200만원에 약식기소명령을 내렸다. A씨는 같은해 7월 벌금이 확정됐지만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소속 부대장은 지난 2019년 감사원 통보로 A씨가 민간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A씨는 같은해 11월 부사관 진급을 위해 민간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이를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첫 징계는 정직 3개월이었다. 하지만 군단의 징계항고심사위원회는 심리를 진행해 감봉 3개월로 징계를 낮췄다. 그러나 A씨는 징계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변론과정에서 A씨 측은 "형사처분 사실에 관한 보고 의무는 약식명령이 확정된 지난 2014년 6월에 발생한 것으로 당시부터 3년이 경과하면 징계시효가 완성된다"며 "징계는 지난 2019년에 이뤄져 보고의무 위반은 징계사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민간법원 처벌 전력 보고) 지시는 군사법기관에서 처벌을 받은 자와 민간사법기관에서 처벌을 받은 후 이를 보고하지 않고 숨긴자 사이에 발생하는 인사상 불균형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아울러 "부대장은 감사원의 통보를 받고 나서야 A씨가 처벌을 받은 사실을 알게됐다. 그때부터 부대장이 A씨를 징계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같은 해에 징계가 이뤄진 이상 징계시효 제도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을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지난 2016년도 육군지시(진급자에게 민간법원에서 처벌받은 사항을 보고하라는 지시) 유효기간인 2016년 8월로부터 징계시효인 3년이 지나 징계의결을 요구한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1심과 2심의 판결이 달랐던 이유는 1심과 2심 판결 사이 대법이 새로운 판례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법원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경우 부사관이 징계권자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하지 않을 경우 육군규정이 정한 보고 기한을 넘으면 그때부터 징계시효가 기산된다는 것이다.
육군참모총장은 부사관 진급심사 공정성을 위해 진급선발 대상자와 평가방법 등을 정한 부사관 진급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에 민간법원에서 처벌을 받은 전력을 보고하라는 규정이 포함된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 상사로 진급했고 진급심사는 지난 2015년에 이뤄졌다. A씨는 2016년 육군지시를 위반한 것인데 이 지시의 유효기간은 지난 2016년 8월까지다. A씨 징계는 지난 2019년 12월에 내려졌으므로 징계시효 3년이 도과했다는 의미다.
또 2심은 원사 진급을 위한 최저복무기간을 채우지 못했으므로 지난 2017년에서 2020년까지는 A씨가 이 지시를 따라야 하는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종합해 민간법원에서 처벌받은 사실을 보고했어야 한다는 징계 이유는 무효라고 결론내렸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