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측 회동은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가운데 가장 늦게 이뤄졌지만 총 2시간51분으로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역대 최장 회동은 지난 2007년 12월28일 이뤄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간의 회동이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은 당시 오후 6시부터 8시10분까지 청와대 백악실에서 130여 분 동안 만찬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비서실장으로 회동에 동석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5차례 이뤄진 역대 대통령-당선인 간 회동은 주로 청와대 백악실 또는 청와대 관저에서 이루어졌다. 상춘재(常春齋)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문 대통령 "매화꽃이 폈다"…윤 당선인 "정말 아름답다"━
윤 당선인도 차량에서 내리면서 문 대통령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두 손으로 악수를 청했다. 문 대통령도 엷은 미소로 악수를 청한 뒤 두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까지 함께 걷는 동안 윤 당선인에게 청와대 경내를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을 가리키며 "우리 최고의 정원"이라면서 "이쪽 너머가 헬기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춘재 오른쪽을 가리키며 "저기 매화 꽃이 폈습니다"고 설명하자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아마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했고, 윤 당선인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윤 당선인은 상춘재 왼쪽에 핀 꽃나무를 가리키며 "저건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산수유에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에 이르러서는 "청와대는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 건물이다. 여러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양 측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만찬 테이블에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첫 회동에 의미를 담아 '화합'과 '통합'을 상징하는 봄나물비빔밥과 탕평채가 올랐다. 또 주꾸미·새조개·전복 등 계절 해산물 냉채와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 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더덕구이 등도 제공됐다.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가, 후식으로는 과일과 수정과가 나왔고 주류로 레드와인을 준비했다.
━
171분 역대 최장 회동…무슨 이야기 나눴나━
우선 이번 회동에 대해 장 비서실장은 "합의문이 있지는 않다"며 두 사람 간 회동은 좋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장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것은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이어)정당 간 경쟁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면서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날 집무실 이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이야기가 나왔고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예산을 면밀히 살펴서 협조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장 비서실장은 "유영민 실장이 그 문제(집무실 이전) 언급을 시작했고 당선인이 (받아서) 옮기는 취지였다"면서 "(윤 당선인은) 문민정권 때부터 청와대 시절을 마감하고 국민들과 함께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실적으로 이전을 못하지 않았냐, 이번 만큼은 당선인이 꼭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이어 "문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차기 정부의 몫 아니냐, 정확하게 예산을 따져서 협조를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29일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이전 관련) 예비비가 의결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장 비서실장은 "내일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금액적인 측면이나 그런 타당성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하시겠다고 (말씀)했고 조금 지켜봐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장 비서실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손실보상 50조원 예산 규모 같은 구체적인 얘기는 안 했다"면서 "인수위와 청와대가 할 수 있는 한 실무적 협의를 계속하자고 서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현 정부 임기말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참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19 문제를 잘 관리하겠다. 정권 이양이 가장 큰 숙제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최선을 다해서 잘 관리해서 정권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논의를 했고 그러한 국가의 안보 관련된 문제를 정권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수가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비서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회동을 마치고 헤어질 때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면서 "꼭 성공하길 바란다"며 "도울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