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김정현 기자,노선웅 기자 = # 초등학생 2학년 자녀를 둔 서모씨(33)는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어린이 백신 접종 예약을 하지 않았다. 과거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난 뒤 고열로 힘들었던 기억 탓이다. 접종률이 높아진 이후에도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보며 백신 효능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서씨는 "어른도 백신을 맞으면 몸이 으슬으슬 아프고 힘든데 어린아이들은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다"며 "앞으로도 (백신을) 안 맞힐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사각지대였던 만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학부모와 보호자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사전 예약률이 불과 1.3%(28일 기준)에 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0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백신 접종에 미온적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다. 성인의 경우 백신을 맞았지만 감염되는 사례가 많아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 가족이나 학교를 통해 아이가 감염돼 접종하지 않아도 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이모씨(35) "정부가 처음에 백신 부작용이 거의 없고 접종으로 얻는 효과가 더 크다고 했다"며 "정부가 이야기하는 백신의 효과가 대체 무엇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은희 전국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어른부터 청소년까지 모두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감염되지 않았느냐"며 "백신을 맞히는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맞히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구리에 거주하는 한모씨(34)는 "백신을 맞히고 싶었는데 아이가 이미 확진되어서 자가격리 중"이라며 "지금 보니 확진이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증상과 후유증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나는 점 역시 접종 기피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도가 낮고 아이들의 경우 경미한 증상에 그쳐 후유증도 적게 나타난다"며"아이들은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면역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어릴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경로로 이용하는 수용체가 적게 발현돼 감염률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중증 예방이 불필요한 아이들에게 부작용 연구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접종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의 경우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자녀가 기저질환을 앓는 학부모는 백신에 만일의 기대감을 걸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최모씨(38·여)는 "아이가 기관지 건강이 안 좋은 편이라 불안해 접종을 결정했다"며"1차만 맞아도 중증 위험도를 낮춰준다고 하니 만에 하나라도 백신이 막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한모씨(42)는 "같은 반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들이 절반이 되니 아이도 감염을 무서워한다"며 "아이가 맞고 싶다고 해서 예약을 했지만 아직도 잘한 결정인지는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는 어린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중증도가 높지 않은 만큼 보호자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아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 비율이 높지 않아 예방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보호자의 자율적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어린이 예방접종을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감염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만성 기저질환이 있는 어린이는 반드시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만 5~11세 소아 기초접종은 31일부터 시작한다. 접종 대상은 출생연도 기준으로 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소아부터 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소아까지다. 접종 백신은 화이자사의 소아용 mRNA 백신으로 성인용의 3분의 1 용량으로 별도 제조했으며 정부는 고위험군의 경우 적극적으로 접종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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