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2.3.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재택치료 중이던 A씨(66·여)는 지난 주말 극심한 복통에 시달렸다. 구토, 설사 등 증상을 호소했지만 자택격리 중이라 제대로 된 치료는 불가능했다.
65세 이상으로 보건소 집중관리군이지만, 위급 상황이 발생해도 관리를 받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비대면 진료 중 증상을 얘기하자 의료진이 기존에 처방한 알약 2개 중 "무스타코정만 드세요"라고 안내했는데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부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너무나 불친절한 진료였다.


결국 증상이 악화돼 119 구급대원들이 출동했고, 산소 포화도 측정 후 코로나19 증상 악화는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A씨가 내원 진료를 원하자 구급대원들은 병원 입원을 하려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음압병동 치료 대상자라 5~6시간 대기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고, 결국 급성 복통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는 전혀 받지 못하고 방치돼야 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확진자들이 아파도 제대로 진료받을 수 없는 '재택 방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16일 12만8375명을 고점으로 오미크론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10만1133명 이후 5일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28일 6만6079명으로 다시 반등했다. 1주일 전과도 비슷한 확진자 규모로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파력이 오미크론보다 30% 더 센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우세종화되면서 오미크론 유행 고점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오미크론 확산세가 최근 2주 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감소 속도는 스텔스 오미크론의 우세종화에 따라 느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4월 초까지는 유행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천천히 올라갔다가 분화구처럼 일정 기간 머물렀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오는 패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시립승화원에 설치된 TV 화면에 화장 진행 상태가 안내되고 있다. 2022.3.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제는 유행이 장기화되고, 10만명 안팎의 폭증세가 누적되며 위증증·사망자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65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지난주 13.1%로 2주 전 12.3%보다 0.8%포인트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2주 전 291명에서 지난주 313명으로 증가했고, 치명률도 같은 기간 0.05%에서 0.07%로 상승했다.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도 어느덧 70%에 육박하며 사실상 포화상태로 제대로 된 의료체계가 작동될 수 있을지 우려가 한층 커졌다.

A씨의 가족은 "말로만 듣던 '재택방치'를 직접 경험하니 분노가 치밀었다"며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으니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현재 서울에서만 28만977명이 재택치료 중인데 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은 40곳에 그친다. 이중 일부 병원만 주말 진료가 가능해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는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또는 비 코로나 질환에 대한 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 참여를 희망하는 병·의원은 별도 시간 또는 공간을 활용해 진료하고, 코로나 또는 코로나 이외의 진료가 가능한 의사·간호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단기간 내 전면 시행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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