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2.3.2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과천=뉴스1) 장은지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 관련 채널A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복원하기로 했다가 논란이 되자 중단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채널A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이날 오전 법무부 검찰국에 지시했다. 하지만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자 논의를 전격 중단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박범계 장관은 전임 추미애 전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배제토록 했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체 사건에서 원상회복시키고자 검토하던 중 진의가 왜곡된 내용이 기사화되어 오해의 우려가 있어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박 장관이 특정인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막고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는 내용의 왜곡된 기사를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한 뒤 총장에게 추가 지휘를 내려 한 검사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최종 무혐의 처분을 막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법 8조에 따르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장관이 총장을 통해서만 수사지휘를 할 수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한 검사장의 무혐의 처분을 막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에 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11번째로 무혐의 의견을 내자, 최종 무혐의 처분을 막기 위해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초강수를 두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의 이 같은 정치적 행보는 직권 남용일 뿐 아니라, 공정성과 중립성으로 임해야 할 법무부 장관의 책무를 임기 마지막까지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열린 검찰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자리에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1.6.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020년 7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채널A 사건' 수사지휘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중 하나인 한 검사장이 윤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이유에서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것이다.
그러나 추 장관이 물러나고 박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취임했지만 수사지휘권 복원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됐다.

박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에 대해 "(수사의) 결론을 낼 즈음에 있어서는 검찰총장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기자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며 "5개 사건에 대해 총장의 수사지휘가 배제된 상황인데 총장의 의견도 여쭤보고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채널A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을 정치적인 이유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이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장관은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구체적 수사지휘가 가능한데 (총장이) 수사지휘에서 배제된 사건들은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휘부에 한 검사장 무혐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여간 이 사건 무혐의 보고만 총 11번째 올라갔으나 전임 이성윤 지검장부터 현 이정수 지검장까지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을 미룬다는 비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현 지휘부에 한 검사장 무혐의 처분 의견을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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