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3.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과천=뉴스1) 장은지 기자,김동규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복원하기로 했다가 논의를 전격 중단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윤 당선인 일가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이날 오전 법무부 검찰국에 지시했지만,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자 진의가 왜곡됐다며 논의를 중단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박범계 장관은 전임 추미애 전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배제토록 했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체 사건에서 원상회복시키고자 검토하던 중 진의가 왜곡된 내용이 기사화되어 오해의 우려가 있어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박 장관이 특정인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막고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는 내용의 왜곡된 기사를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한 뒤 총장에게 추가 지휘를 내려 한 검사장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최종 무혐의 처분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수사지휘권 복원 대상인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서울중앙지검의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씨가 연루된 전시회 협찬금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윤 당선인 장모 최모 씨의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 한동훈 검사장 관련 채널A 사건 등이다.

박 장관은 이날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총장의 수사지휘가 배제된 전체 사건에 대한 원상회복 차원의 검토가 있었다"며 "그런데 특정인을 겨냥한 수사지휘 회복이라는 뉘앙스의 기사가 나오면서 원래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재로서는 논의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지휘권 회복이 단 한 사람(한동훈)을 겨냥해서만 고려한 것처럼 (기사를)쓰는 것에 대해 정말 놀라 자빠질뻔 했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현재는 논의를 중단했으나 향후 김오수 총장으로부터 수사지휘권 복원 공식 요청이 올 경우 박 장관이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검찰 내부에서는 추미애 전 장관이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단행한 수사지휘권이 여전히 유지되는 데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이해 충돌을 이유로 윤 당선인의 가족과 측근 관련 사건을 대검찰청에 보고하지 않도록 한 수사지휘권이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 이후에도 계속되자 '수사지휘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특히 비수사 보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으로 내리 좌천된 한 검사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영전 가능성이 나오며 중앙지검의 사건 처분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앞서 2020년 7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채널A 사건' 수사지휘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중 하나인 한 검사장이 윤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이유에서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것이다.

그러나 추 장관이 물러나고 총장이 바뀐 후에도 수사지휘권 복원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됐다.

박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에 대해 "(수사의) 결론을 낼 즈음에 있어서는 검찰총장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기자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며 "5개 사건에 대해 총장의 수사지휘가 배제된 상황인데 총장의 의견도 여쭤보고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채널A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을 정치적인 이유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이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장관은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구체적 수사지휘가 가능한데 (총장이) 수사지휘에서 배제된 사건들은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휘부에 한 검사장 무혐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여간 이 사건 무혐의 보고만 총 11번째 올라갔으나 전임 이성윤 지검장부터 현 이정수 지검장까지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을 미룬다는 비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현 지휘부에 한 검사장 무혐의 처분 의견을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