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헤어진 연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공동현관을 무단 침입한 뒤 집 앞 택배상자를 걷어차고 피해자에게 욕설을 한 여성이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박강민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42)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경미한 경우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을 특정 사고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박씨는 2020년 6월 서울 송파구에 있는 피해자의 주상복합아파트 공동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 피해자의 집 앞까지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피해자의 집 앞에 놓인 택배상자를 걷어차고 문 밖으로 나온 피해자에게 욕설도 했다.
재판에서 박씨 측은 "피해자에게 수차례 빌려준 돈의 변제 계획에 대한 확답을 받기 위해 찾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동출입문이 열린 상태에서 들어간 것을 피해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며 "공동현관문 출입은 피해자가 묵시적·추정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용 엘리베이터와 계단 및 복도는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시설"이라며 "이들 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하고 거주자 의사에 반해 침입하는 행위는 주거침입죄를 구성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공동출입문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할 수 있도록 엄격히 통제·관리돼 있었는데 피고인은 이를 알고도 잠시 열린 틈을 타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출입문을 통해 아파트 내부 공간에 침입한 이상 주거침입죄가 이미 성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관계로 지내다가 헤어진 상태였으며 당시 두 사람의 사이가 극심하게 악화한 상태였다"면서 "사전 동의나 연락 없이 피해자의 집을 찾아 간 것은 거절이 예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내면서 2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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