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PCR검사를 받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의 일환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연일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엔데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엔데믹을 선언하는 첫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고 발표한 지 며칠만에 "엔데믹의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며 당장 엔데믹 선언을 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약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 펜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튿날인 지난 1일 김부겸 국무총리도 "우리나라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밝혔다. 이후 당국은 거리두기 조정 등 방역수칙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전날(6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돌연 "엔데믹이라고 하는 부분들은 학문적인 용어로서 개념정의가 상당히 넓다"며 "어떤 상태를 엔데믹으로 볼지는 학자들마다, 그 정의들마다 상당히 넓게 달라진다. 따라서 거리두기 해제를 반드시 엔데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엔데믹(endemic)의 정의는 무엇일까. 7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용어표준에 따르면 엔데믹(용어코드 H00539834)은 '풍토병화'를 뜻한다. 국립국어원은 풍토병을 어떤 감염병이 특정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 또는 그런 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테면 독감처럼 매년 10만명 이상 감염자가 발생하지만 치료제, 백신이 있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풍토병, 즉 엔데믹 상태로 본다.


코로나19를 1급감염병 지정할 당시 여러가지 사유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 보건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대상으로 정한 질환'을 근거로 든 점도, 자체적으로 엔데믹 선언을 하기 힘든 이유다.

다만 WHO가 엔데믹 선언을 한다고 할지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었다거나,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매년 수십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풍토병인 말라리아가 있다.

전문가들은 엔데믹의 정의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대유행 상황이 종식되는 것을 엔데믹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다른 국가에서 우리나라로 바이러스가 유입돼 (확진자가 급증하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첫번째로 엔데믹 선언을 한다고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유행상황이 좋아지면 그 결과를 보고 '엔데믹'이라고 선언을 하는 것이지, 엔데믹이라고 미리 선전포고를 하고 방향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며 "결과적으로는 엔데믹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나, 일 평균 사망자가 300명이 나오는 현 시점에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국내 의료체계를 고려하면 아직 풍토병처럼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집단감염과 대규모 사망에 대한 대책마련, 유행시기와 변이에 대한 예측, 예방접종과 자연감염을 통한 일정 인구 규모의 면역력 확보, 타미플루와 같은 범용 치료제 확보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풍토병으로 관리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비상조치 없이도 유행의 크기가 일상적인 의료체계 내에서 역량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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