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 안정화를 꼽았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 안정화를 꼽았다. 이를 두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4일 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 갑) 의원의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묻는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한은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기준 가계신용은 186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19조1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다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액수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감안해 저금리 기조를 지속했다. 한은은 이로 인해 늘어난 가계부채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금융불균형'을 우려해왔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를 통화,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채무재조정, 개인파산제도의 유효성 제고 등 미시적 정책 대응도 함께 강구될 필요가 있다"며 "금리정상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저신용자, 노인, 빈곤층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어 정부·감독당국과 협조해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위험가구, 금리 인상기에 늘어날 수 있어"
이 후보자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고위험 가구' 전망과 관련해 "그동안 증가세를 보여왔던 고위험가구의 수와 부채규모는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조치들의 영향 등으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소득과 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를 중심으로 고위험 가구로 편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고위험 가구 수는 2020년 40만3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4%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38만1000가구(3.2%)로 줄었다. 같은 기간 금융부채 규모도 79조8000억원에서 69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고위험 가구는 처분가능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고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가구를 말한다.

이 후보자는 "특히 낮은 이자율에 편승해 과다 차입으로 주택구입 등에 나선 가구와 소득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저소득자의 경우 금리상승 시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를 면밀히 점검해 사전에 경고하는 등 관련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가 총재 공백 속에서 열리는 것과 관련해 그는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인 만큼 총재 공백 상황에서도 금융통화위원들이 금융·경제 상황을 잘 고려해서 차질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의장을 겸하는 총재 공백 속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상영 금통위 의원이 이날 의장 직무대행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