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재심 전문 변호인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며 반대했다.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등을 통해 힘없고 억울한 이들의 안타까움을 풀어줬던 박 변호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 인수위에서 연락이 왔지만 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제의를 뿌리친 이유로 "능력도 부족한데다 지난 대선에서 '1번'을 찍었는데, 그걸 숨기고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1번을 택한 까닭은 "제가 변호했던 그리고 앞으로 변호할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 때문이었다"며 "그래도 민주당이 소외받고 서러운 사람들의 편이 되어 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라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그래도 약자의 편이 되어 주리라 믿고 있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은 그 피해가 힘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라며 "이 '모순'을 그냥 지켜볼 수 없어 1년간 SNS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1달 남겨놓고 그 약속을 어겼다"며 다시 글쓰기에 나섰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상적인 사법시스템을 꿈꾸는 제도라 하더라도, 제도를 운용할 주체들의 능력이라는 '현실'을 함께 봐야 한다"면서 "제도가 '우리가 꿈꾸는 바'를 곧바로 실현해주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 재판은 법원'이라는 검수완박이 아무리 이상적일지라도 해당 주체의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특히 힘없는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 예로 박 변호사는 "고위 고위 공직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으로 설립된 공수처는 지난 1년 간 단 한 건 기소, 무능하고 불공정하다는 비판에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임을 든 뒤 "이는 제도를 운용할 공권력 주체의 능력과 준비가 부족한 상태임에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앞선 나머지 성급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박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설문조사를 보면, 경찰이 고소 취하를 종용하거나 고소장을 선별 접수하는 등 사건을 회피한다"라는 사실도 거론했다.
아울러 "고소사건의 피해자, 무고한 피의자에게 신속한 사건처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송치결정에 대한 보완수사 등 절차를 거치면서 수사가 지연되고 사건이 적체되고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건 당사자의 피해라 할 수 있다"고 검수완박으로 경찰에 모든 수사권이 넘어갈 경우 이러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 수사로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는 게 두렵기 때문이 아닌지, 자신을 상대로 진행된 검찰수사에 대한 반감은 아닌지, 검찰개혁에 강경한 입장인 당원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목적은 아닌지"라고 반문한 뒤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진정성'에 대해 고민해 본다"고 했다.
"형사사법절차는 정치적 셈법의 대상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 발견, 적법절차 구현이라는 그 목적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박 변호사는 "국회의원들의 소신과 양심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