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내달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25일 도쿄 외무성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회담하는 한일정책협의단. /사진=뉴스1
윤석열 당선인 측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내달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윤 당선인 측 대표단은 지난 25일 기시다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당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당선인 친서를 전달했다. 이에 기시마 총리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가에선 일단 "일본 측이 결단하지 않는 한 기시다 총리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은 쉽지 않은 일"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일부에선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관측이다.


기시다 총리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은 일본 국내 정치사정에 기초한다. 일본 기업·정부를 상대로 한 우리 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일본군 위안부 피해배상 판결을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갈등을 이유로 일본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 내 극우 보수 성향 인사들로부터 "한국에 먼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토 마사히사 일본 자민당 외교부회장은 최근 자국 언론에서도 기시다 총리의 윤 당선인 취임식 참석 문제가 거론되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기시다 총리 본인 또한 올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의식해야 하기에 행동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의 전직 총리가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기시다 내각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50~60% 수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단 점에서 '전향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기시다 내각의 현 지지율 추세를 봤을 때 한국 관련 사안이 참의원 선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선 '못 올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하기보다 우리가 할 일만 하고 나머진 일본의 선택에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경우, 한일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지면서 양국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달 하순엔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우리나라와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기시다 총리의 취임식 참석은 3국 공조에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일본 총리관저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진석 국회부의장(국민의힘) 등 윤 당선인 측 대표단을 만난 자라에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며 "한일·한미일의 전략적 연대가 이렇게 필요한 때가 없었고 한일관계 개선은 미룰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