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국민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퇴임 연설을 가졌다. 사진은 지난 3일 청와대 충무실에 모습을 보인 문 대통령. /사진=뉴스1
오늘 퇴임을 맞이할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국민의 사랑과 지지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통해 "지난 5년은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 힘들었지만 우리 국민들은 위기 앞에 하나가 돼 주셨다.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격도 높아졌고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며 선도국가가 됐다"며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 없이 자랑스럽다.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 연설을 통해 소회를 전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청와대 충무실에 모습을 보인 문 대통령. /사진=뉴스1
문 대통령은 이날 10분 정도 진행한 퇴임 연설에서 상당 부분을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코로나19 대처상황보고서는 969보였다"며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판명된 2020년 1월 20일부터 휴일이나 해외 순방 중에도 빠지지 않고 매일 눈뜨면서 처음 읽었고 상황이 엄중할 때는 하루에 몇 개씩 올라왔던 보고서가 969보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속에는 정부와 방역진,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이 담겨있고 오랜 기간 계속된 국민의 고통과 고단한 삶이 생생하게 담겨있다"며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 저는 위기 때 더욱 강해지는 우리 국민의 높은 역량에 끊임없이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나아가 "무엇보다 이번 정부 동안 있었던 성과가 대부분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나왔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그야말로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이었다.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 위기를 겪고 보니 대한민국은 뜻밖에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역 모범국가였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내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보게 됐다"며 "코로나 감염병 등급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위기는 끝나진 않았다. 새로운 위기가 닥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어떤 위기라도 이겨낼 것이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질서가 무너졌을 때 우리 국민은 가장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집회를 통해 그리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탄핵이라는 적법절차에 따라 정부를 교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며 "우리 국민은 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 민주주의에 희망이 됐다"고 전했다.

다만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 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의 염원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자 동력으로 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 연설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청와대 충무실에 모습을 보인 문 대통령. /사진=뉴스1
문 대통령은 이밖에 차기 정부에 보내는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고조되던 한반도의 전쟁위기 상황을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키며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 만은 아니었다. 한편으로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고 우리가 넘어야 할 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조건이고 번영의 조건이다.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며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국력이 커지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 주역은 단연 우리 국민이다.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부러움을 받는, 그야말로 '위대한 국민의 나라'다. 우리 모두 위대한 국민으로서 높아진 우리의 국격에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