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원숭이 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화면을 통해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 내 빠른 속도로 퍼지는 원숭이두창을 두고 긴급조치를 요구했다.
1일(현시시각) CNBC·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장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2주간 유럽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 수가 3배가량이 늘었다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조치 시행을 촉구했다.

클루주 소장은 "유럽은 현재 세계 원숭이두창 확산의 중심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숭이두창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유럽 국가 간의 조율을 거쳐 긴급 조처에 돌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숭이두창은 특히 유럽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중 90%가 유럽의 31개국, 확진자는 4500건에 달했다. 유럽의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99%는 21~40세 사이의 남성으로, 이들 대부분이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으로 확인됐다.

클루주 소장은 "원숭이두창 감염자들이 자신이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라는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해 감염 사실 확인 및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며 원숭이두창 감염 경로를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등 가족 접촉자 사이에서도 소수의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고 부연했다.

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의 이례적인 확산세와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논의했지만 감염 확산세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원숭이두창 발병 상황을 살펴본 뒤 수주 후에 PHEIC 선포 여부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CNBC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성 관계없이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옷, 신체접촉만으로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고 어린이와 임산부 등의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현재 원숭이두창은 전 세계 51개국에서 5000명 이상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이나 지난 5월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 의심 사례 및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원숭이두창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외국인 1명도 의심환자로 신고됐다. 감염 증상은 발진, 발열, 피로감, 근육통, 구토, 오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