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고물가와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려 현재 1.75%가 됐다. 이달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면 첫 3회 연속 인상으로 2.25%가 된다.

금통위가 빅스텝을 단행하는 배경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6월 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2월까지 3%대를 기록했다가 3월과 4월 4%대로 올라선 후 6월 6%대까지 치솟았다. 0.7% 상승률이 1년 내내 이어졌다고 가정하면 연율 환산 기준 상승세는 8.2%에 달한다.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한미 금리역전 사례 살펴보니
이날 금통위가 빅스텝을 실시하면 한국의 기준금리(연 2.25%)가 미국(2.5%)보다 낮아진다. 한미 금리역전에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은 통상 금리가 낮은 자산에서 높은 자산으로 이동한다. 통상 다른 조건이 같으면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매입한다. 미 달러화는 한국 원화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가 더 크게 상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주가가 낮아지고 채권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한미 금리가 역전돼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금리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채권이라도 특정 만기의 국채 가격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린 외국인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차례 금리역전 기간 동안 모두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입됐다. ▲1999년 6월~2001년 3월, 월평균 7억7000만달러 ▲2005년 8월~2007년 9월, 월평균 11억7000만달러 ▲2018년 3월~2020년 2월, 월평균 16억8000만달러 등이다. 단 금리차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주식시장, 금리차가 큰 경우에는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순유출됐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채권시장 금리는 이미 올 연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2.75~3%로 올린다는 것을 반영하는 수준"이라며 "채권가격이 더 낮아지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