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더라도 차주가 신청하는 경우 최대 95%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 해주는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를 추진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창구/사진=장동규 기자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만기연장이 끝나더라도 급격한 대출회수를 지양해 충격을 최소화하고 부실채권을 매입해 채무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더라도 차주가 신청하는 경우 최대 95%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 해주는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를 추진한다. 사실상 '추가 연장'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그 부담이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채무는 대출 채권을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해서 만기 연장, 금리 감면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출 291조원… 금융권·정부 부실 위험 분담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지원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은 총 291조원에 달하며, 36조4000억원의 정책금융 대출과 보증공급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말 693조원이던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규모는 지난해 말 916조원(263만명)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소상공인 채무 910조원 중 부동산임대업을 제외한 정책대상 대출은 총 660조원(220만명)이다. 또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상채권 잔액은 130조원이며, 이 중 소상공인 대출은 64조원(48만명)이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 중 부동산 임대업을 제외한 660조원을 정책대상으로 삼았다. 500조원을 정상 거래 중이지만 64조원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받고 있다. 나머지는 폐업·부도 상태인 차주의 채무다.


우선 현재 유예원리금은 최대 1년 거치하고, 5년 분할상환하도록 조치했다. 또 10월 이후에도 원만하게 만기연장·상환유예가 이뤄지도록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차주가 신청하면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90~95%는 만기연장·상환유예를 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출 부실 위험을 차주와 금융권, 정부가 분담하는 방식이다.

부실(우려) 채권은 새출발기금을 통해 30조원 규모를 매입한다. 최대 1~3년의 거치기간과 최대 10~20년의 장기·분할상환을 부여하고, 대출금리를 낮출 계획이다. 연체 90일 이상의 부실차주는 60~90%의 원금도 감면한다.

또 7%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데 8조7000억원을 투입하고, 리모델링, 사업내실화 등에 필요한 자금을 42조2000억원 지원한다. 기존 상환유예원리금은 최대 1년 거치, 5년 분할상환하는 방안을 조치했다.

은행 연체율 0.24% 착시효과… 가계대출 폭탄 터질라
은행권은 정부의 코로나 대출 연장 방침에 우려를 제기한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로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이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은행의 5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이 0.24%로 전월 말(0.23%) 대비 0.01%포인트 늘었다. 5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1조원으로 전월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어났다.

부문별 연체율을 살펴보면 기업대출은 연체율이 0.27%로, 전월 말(0.28%)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연체율이 0.19%로, 전월말(0.18%)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1%로 전월 말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38%로, 전월 말 대비 0.03%포인트 늘어났다.

은행의 연체율은 여전히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에 가려진 부실채권이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후행지표인 연체율이 뒤늦게 움직이는 측면이 있는 만큼 연체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