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강타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됐고 실종된 9명 중 어머니 김모씨(52)는 생존했으나 김씨의 아들 김모군(15)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6일 해병대원들과 소방 구조대원이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남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 /사진=뉴스1
"새벽 5시에 저랑 영상통화하다가 갑자기 나간다고 했거든요. 엄마랑 함께 차 빼러 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강타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9명 중 50대 어머니는 생존했으나 아들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 소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뒤 7일 자정쯤 발견된 김모군(15)은 전날 구조된 김모씨(여·52)의 아들로 전해졌다. 김군은 모친 김씨와 자동차의 침수를 막기 위해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려고 집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동네 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끝으로 더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군과 복싱 연습장을 함께 다녔던 손승범군(15)은 이날 뉴스1에 "사고가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체격이 좋은 친구라 살아 나올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손군은 모자가 친구 같은 사이였다고 전했다. 김군 집에서 함께 놀 때마다 집에선 모자의 살가운 대화가 오갔다고 했다. 손군은 "(김군) 엄마가 놀러 갈 때마다 과자와 먹을 것을 챙겨주셨다"며 "김군이 '엄마 배고파, 밥 줘'하며 다정하게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 둘은 친구 같은 사이였다"고 말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넘긴 시간에 실종자 8명이 발견된 뒤 앳된 얼굴을 한 중학생 3~4명이 해당 아파트를 찾았다. 김군의 친구들이 "친구가 연락을 받지 않아 걱정스러워 찾게 됐다"고 전하자 소방대원 한 명이 친구들에게 조용히 김군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현장을 찾았던 김군의 친구들은 허망한 표정으로 지하주차장을 바라봤다. 한 친구가 "(김군에게) 편지라도 쓰고 가자"고 말했다. 이날 새벽 2시가 가까운 시간까지 친구들은 배수 작업이 한창인 아파트 앞을 떠나지 못했다. 손군은 "친구가 꿈에 나올 것 같아서 주변 친구들에게 (김군 소식을) 이야기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보다 앞서 실종 신고 약 14시간 만인 전날 오후 9시쯤 의식이 있는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실종됐다가 두 번째로 구조됐으며 마지막 생존자다. 유족들은 아직 어머니 김씨에게는 김군의 소식을 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