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보안법 제7조는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해 표현과 사상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사진은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보안법 제7조는 위헌이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14일 인권위는 지난 8일 헌재에 제기된 국가보안법 위헌소원 등 사건(2017헌바42 등 11건 병합)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제3항·제5항은 명확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 국제인권법 등을 위반하고 표현의 자유와 사상·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한 8번째 결정을 앞두고 오는 15일 국가보안법 2조1항과 7조1·3·5항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기 위해 공개변론을 열 예정이다.


7조1항은 국가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것을 알면서도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자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3항은 1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한 자를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5항은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인권위는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지난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심리 중이던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사건에 대해 의견을 제출한 바 있으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에 국가보안법 개정 또는 폐지를 포함하는 등 관련 문제를 꾸준히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번 의견 제출을 통해 "국가보안법 7조가 법문의 다의성과 추상성, 적용 범위의 광범성 등으로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의 존립이나 안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성에 대한 평가 없이 단순히 이를 처벌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가입한 '자유권규약' 등에도 부합하지 않는 규정이므로 헌법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1990년 국가보안법 7조에 관한 위헌심판에서 구 국가보안법이 용어가 지나치게 다의적이어서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로만 해석할 경우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 '한정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을 바탕으로 지난 1991년에도 국가보안법 7조에 대해 개정·합헌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