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사진=KB국민은행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충격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눈앞에 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전날 종가보다 19.4원 급등한 1393.0원에 출발해 오전 9시37분쯤 1395.5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경신했다.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아직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신호가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줬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3% 올랐다. CPI 상승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0%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자이언트스텝 뛰어 넘는다… "원/달러 환율 1500원 가능성"
일각에선 연준이 오는 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최대 1%포인트나 올리는 '울트라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2%, 1%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38%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는 강세, 원하는 약세로 만드는 재료가 된다.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외국인 투자 유인이 줄어 자본 유출이 나타나고 이는 원화 약세(환율 상승)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선 원화 강세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연말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물가 쇼크로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을 지속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화 강세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다음주 미 FOMC 때까지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연말 침체 위기까지 같이 온다면 환율은 15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