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한 가운데 미국이 통화긴축 정책에 더 속도를 내면 원화 가치가 대폭 떨어질 수 있어 빅스텝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16일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20~21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2.50%에서 3.25~3.50%로 1.00%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26%에 이른다. 울트라스텝 가능성은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0%였는데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8.3%, 전월대비 0.1%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시장에선 울트라스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통화정책 확률을 추산한다.
연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도 4.00~4.25%에서 4.25~4.50%로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페드워치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4.00~4.25%로 오를 확률을 39.8%로, 4.25~4.50%로 오를 확률을 39.7%로 전망했다. 미국은 이달에 이어 올 11, 12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한 FOMC 회의를 연다.
미 긴축 공포감이 확산하면서 한국은행 역시 빅스텝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미국이 울트라스텝 등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이 우려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일정 수준으로 보폭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8원 오른 139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7월 미국(2.50%)의 기준금리가 한국(2.25%)보다 높아지는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지만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 기준금리 상단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당초 한은은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어 올 10, 11월 두차례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도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아 연말 기준금리는 3.00%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연준이 이달말 울트라스텝을 밟을면 미국 기준금리는 3.50%로 치솟으며 단숨에 한국(2.50%)보다 1.00% 포인트 높아진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빅스텝 카드를 배제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총재는 용인할 수 있는 한·미 금리차 범위를 1%포인트 내외로 제시한 바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금리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를 중심으로 왔다 갔다 했기에 너무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정도로 모니터링하겠다"며 "당분간 0.25%포인트 올리는 것이 기조이지만 그 외의 충격이 오면 (빅스텝을) 원칙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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