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1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좀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는 데다 지난달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국내 기준금리는 현행 연 2.5%에서 3%로 오르게 된다. 기준금리 3%대는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현행 2.5%에서 3%로 오른다. 기준금리 3%대 진입은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 배경으로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고물가 상황이 지목된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통상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발을 맞출 가능성이 커졌다.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에 빨간불이 켜진 점도 한은에겐 부담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물가가 5%대에서 얼마나 빨리 내려오는지가 중요한데 걱정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까지 5%대 물가가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 이상의 물가를 먼저 잡지 않으면 서민 고통이 클 수 있다"며 "물가가 5% 이상이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다른 정책 조합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물가 고착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전년동기대비 5.6%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1%), 4월(4.8%)에는 4%대를 보이다가 5월(5.4%) 5%대 진입 후 6월(6.0%)과 7월(6.3%)에는 6%대로 올랐다. 이후 8월엔 5.7%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5%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채권 전문가 대다수도 빅스텝을 내다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27~30일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89%는 0.5%포인트 인상을, 6%는 0.75%포인트 인상을, 5%는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빚의 역습' 시작되나… 이자 부담에 허리 휜다
그래픽=머니S DB
이날 한은이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 3% 시대를 열면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가계 전체 이자 부담은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이날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한 번에 0.5%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 부담은 두 배인 6조6000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내 8%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73∼7.1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날 빅스텝 이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반영되면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8%에 달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2금융권을 이용한 차주들은 금리 인상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2%로 전월(12.87%) 대비 0.35%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장혜영(정의당·비례대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등 4개 카드사의 올해 6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25조375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조4645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늘어난 카드론 잔액 1조918억원을 6개월만에 넘어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