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발화지점은 지하 3층 무정전전원장치(UPS) 3E-1 랙(배터리가 모인 선반) 주변이다. 화재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불꽃)가 일어난 후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찍히면서 배터리가 화재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파크가 발생한 배터리는 SK온의 리튬이온배터리로 UPS에 연결돼 필요시 추가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경찰 등은 배터리 자체의 과열 가능성, 전선 문제, 과충전 방지 장치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화재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안에 음극과 양극을 막는 분리막이 있는데 이 분리막이 깨지면 음극·양극이 섞이면서 열 폭주가 일어난다. 열 폭주가 발생하면 내부에서 산소가 발생해 불이 잘 꺼지지 않는다. 배터리에 불이 붙을 경우 물이 담긴 수조에 넣어도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는 게 배터리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배터리업체들이 화재 위험성이 높아도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기존 납축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2배 이상 높아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전기를 담을 수 있는 등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에 속해 부담이 덜하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가 상용화되지 않은 점도 리튬이온배터리 사용 이유로 꼽힌다. 전고체배터리를 사용하면 효율과 안전성 모두 챙길 수 있지만 오는 2025~2030년 정도는 되야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배터리는 모든 소재가 고체인 만큼 단단하고 안정적이어서 화재 위험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적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배터리 속에 전해질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한번 불이 붙으면 온도가 순식간에 올라가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온도를 낮추긴 어렵다"며 "각 배터리 업체가 화재 위험이 덜한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화재가 났을 때 불을 끄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효율이 좋은 리튬이온배터리를 포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SK C&C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는 생산된 지 수년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전성이 개선된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고 화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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