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동학개미 떠난 자리 채권투자자 몰린다
② 증시부진에 채권인기 '쑥'… 증권사 고객 모시기 분주
③ '채린이' 대세라는데… 채권 투자시 유의점은?
④ 회사채 금리 급등에… 기업 자금조달 '빨간불'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국고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회사채 금리가 올해 들어 2배 넘게 뛴 영향이다. 연말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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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AA- 회사채 금리 올 들어 2배 급등━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신용등급 AA-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5.41%를 기록했다. 연초(1월3일 기준) 2.46%에서 2.95%포인트(P) 상승했다. 회사채 금리가 10개월 동안 2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하는 BBB-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11%를 넘어섰다.회사채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는 기준 금리 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3%대로 올렸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온 건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회사채 발행 금리는 지표 금리인 국고채 금리에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을 반영해 결정된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242%로 연초(1.855%) 대비 2.387%포인트 급등했다.
경기 침체 우려 속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회사채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회사채 투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디트 스프레드'(AA- 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는 18일 기준 1.166%포인트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14일(1.12%포인트) 이후 1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것은 회사채에 대해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는 의미로 시장 참여자들이 평가한 위험도가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채 발행에 필요한 가산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3162억원으로 지난해 9월(8조4950억원)과 비교했을 때 3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회사채 발행 규모가 8조7709억원을 기록했지만 6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1조2362억원 발행에 그쳤다.
실제로 신용등급 AA인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모집에 나섰지만 수요예측 결과 참여신청 금액이 1560억원에 그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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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단기자금 시장 경색 해소에 '50조원+α' 지원… 효과는?━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금융당국은 24일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재가동해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선다. 채안펀드는 회사채와 우량기업 기업어음(CP), 금융채 등을 사들여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역할을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조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으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20조원 규모로 다시 조성됐다.
정부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거금회의)'를 열고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회사채 시장과 단기 자금 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고 채안펀드를 포함한 '50조원+α(알파)' 규모의 유동성 지원 조치를 즉시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가동하는 50조원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은 채안펀드 20조원,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한국증권금융의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의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이 가운데 채안펀드는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용 재원을 우선 활용해 지난 24일부터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회사채·CP 매입을 재개했다. 추가 펀드 자금 요청 작업도 속도를 내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토록 하고 필요시 추가 조성도 추진한다.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으로 단기 시장 안정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안정의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시장안정조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거래 부분과 증권사/건설사 단기자금조달 경색 부분을 해소시키며 당면 문제의 악순환을 끊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물론 이번 조치는 단기자금시장 경색 해결을 위한 대책이며 유동성의 급격한 확대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 강세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두고 모니터링은 지속해야겠다"고 분석했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50조원 이상으로 확대 조정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으로 단기금융시장 불안 해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지원책에서는 이전 조치보다 자금 회전이 이뤄지지 않는 부분에 직접적인 공급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들만으로 번지는 불씨를 완전히 끄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된 지원 중 하나인 채안펀드는 시장 안정화 영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자금 여력이 없는 은행들이 캐피탈 콜에 응할 만한 자금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며 "근본적인 상황도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당국의 긴축으로 전체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안정의 정도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은 아직 물가의 고점을 확인하지 못했고 미국 근원 물가는 고점 확인에 실패해 피벗(Pivot, 정책 전환)을 기대하기에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즉시 투입하는 가용재원이 적고 매입 대상 증권의 등급 기준이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매입 효과는 작다"며 "그러나 83개 약정 금융기관 대상 캐피탈콜을 실시해 11월부터 추가 재원을 투입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브릿지론 유동화증권 차환 병목은 일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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