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외국인 거래 1145건을 집중 조사한 결과 이중 절반가량(567건)에서 위법의심 행위가 적발됐다. 국토부는 이번 실거래 기획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28일 외국인 주택투기 조사결과와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진=국토부
#1. 외국인 A씨는 서울 소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42억원 중 8억4000만원을 외국에서 수차례 반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화 반입 신고 기록은 없었다. 당국은 신고 의무가 없는 반입한도(일 1만달러)를 과도하게 초과한 정황상 자금불법반입을 의심하고 있다.
#2. 외국인 B씨는 서울 소재 아파트를 25억원에 매수하면서 모친에게 비트코인을 매각해 받은 14억5000만원을 활용했으나 비트코인의 재수령 여부와 기타 출처 불분명한 예금액이 문제가 돼 편법증여 의심을 받고 있다.

#3. 외국인 C씨는 한국인 아내와 함께 서울시 소재 단독주택을 거주 목적으로 7억6000만원에 매수했다. 하지만 개인사업대출로 매수자금 일부를 조달하면서 기업활동과 무관한 대출자금 유용을 의심 받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외국인 거래 1145건을 집중 조사한 결과 이중 절반가량(567건)에서 위법의심 행위가 적발됐다. 이중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절반 이상(367건)을 차지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8일 외국인의 부동산 불법행위 단속을 위해 실시한 실거래 기획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반적인 거래 침체기에도 외국인 주택 매수 비율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주택 거래에서 해외자금 불법반입을 통한 주택대량매입, 초고가주택 매수 등 특이동향이 다수 확인됐다.

외국인은 국내 주택 취득 시 본국 은행을 통해서도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확보 여력이 컸고 다주택자 중과세 적용을 위해 필요한 외국인 세대현황 파악 등이 어려워 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를 국정과제로 채택했으며 외국인 투기 근절을 위한 기획조사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거래규제, 주택 보유통계 생산 등 제도 정비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번 기획조사는 지난 6월부터 집값 상승기에 외국인의 주택 매수가 급증한 최근 2년 간(2020년 1월~2022년 5월)의 주택거래 2만38건을 대상으로 했다. 외국인의 특수성을 고려해 조사 초기부터 외국인 관리 주무부처인 법무부, 불법 외환거래를 단속하는 관세청과 긴밀히 협력해 추진했고 그 결과 이상거래 1145건을 선발했다.

이상거래 1145건에 대한 소명자료 징구·분석 등 조사결과, 411건(35.8%)의 거래에서 총 567건의 위법의심행위가 적발됐다. 주요 유형은 ▲해외자금 불법반입 ▲무자격비자 임대업 ▲명의신탁 ▲편법증여 ▲대출용도 외 유용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정 위반 ▲계약일 거짓신고 ▲소명자료 미제출 등이 있었다.

위법의심행위 567건을 국적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341건(55.4%)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미국인 104건(18.3%) ▲캐나다인 35건(6.2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위법의심행위가 185건(32.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71건(30.2%) ▲인천 65건(11.5%) 순으로 수도권에서 적발된 위법의심행위가 421건으로 전체의 74.2%를 차지했다.

국토부는 위법의심행위 567건에 대해 ▲법무부 ▲관세청 ▲경찰청 ▲국세청 ▲금융위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향후 각 기관의 범죄 수사와 탈세·대출 분석, 과태료 처분 등 후속조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외국인의 ▲토지 대량매입 ▲지분 쪼개기 ▲이상 고·저가 매수 등 투기성 토지거래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등 비주택 거래에서도 이상동향이 포착될 경우 기획조사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원희룡 "외국인 부동산 투기 근절 제도개선 지속 추진"
외국인 부동산 투기 이상거래 1145건 조사 결과 411건(35.8%)에서 위법의심행위 567건이 적발됐다. /인포그래픽=국토부
국토부는 이번 실거래 기획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대출 관련으로는 외국인도 주택담보대출 시 내국인과 동일하게 LTV(주담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국내 대출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외국인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시 납세 의무가 존재하나 다주택자의 경우 정확한 외국인 세대원 파악을 통한 과세제도의 실효성 제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국인 부동산 유관기관 협의회'를 통해 법무부·복지부(건강보험공단) 등이 보유한 외국인 세대구성 관련 자료를 과세 당국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정부는 부동산거래신고법령 개정을 통해 외국인등록(국내거소신고) 대상자에 대해서는 부동산 거래신고 시 외국인등록 사실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부동산 매수 후 해외로 출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조사 공백을 예방하기 위해 거래 신고 시 국내 '위탁관리인'을 지정·신고토록 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시·도지사 등이 대상자(외국인 등)와 대상용도(주택이 포함된 토지 등)를 정해 거래 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외국인 체류자격이 불명확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비자 종류를 명확하게 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도 함께 추진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관리해나간다는 원칙 아래 국민의 주거 안정을 침해하는 일부 외국인의 투기행위에 대해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과 내국인 실수요자 보호 차원에서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부동산 현황 파악과 투기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