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치적 외압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 및 금융회사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간담회' 직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중징계 결정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며 "향후 외압이 있더라도 제가 정면으로 맞서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정치적이든 이해관계자 외압이든 그런 것들에 맞서고 대응하는 것을 20여년간 전문성을 갖고 해왔던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사의 합리적인 거버넌스를 전제로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대원칙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저해할 움직임이 있다면 무조건 막겠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의 제재안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린 지 1년7개월 만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구분된다. 현행법상 문책경고를 받은 임원은 남은 임기를 채울 수는 있지만 향후 연임을 포함해 3~5년간 금융회사 취업을 할 수 없다.
앞서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었던 2018년 11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며 첫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손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다.
인사를 앞두고 손 회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지자 금융권 일각에선 '낙하산 인사'를 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7일 자진 사임한 배경에도 당국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지완 회장 자녀를 둘러싼 BNK금융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과 채권 몰아주기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18일부터 BNK금융과 계열사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섰다.
특히 BNK금융이 경영 승계규정 일부를 수정해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인사도 회장 후보에 올릴 수 있도록 한 것도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
금감원은 지난달말 BNK금융 이사회에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계열사 CEO로 국한한 BNK금융의 승계 계획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등에 부합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 내부승계 규정이 개정된지 4년동안 금감원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다가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의견서를 낸 것은 낙하산 인사를 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며 "우리금융과 BNK금융뿐만 아니라 NH농협금융, 신한금융도 인사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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