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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금융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재와 같은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법정 최고금리를 최소 연 26.7%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은행회관에서 '금리상승기 대부금융의 생존전략은?'이라는 주제로 '제13회 소비자금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20%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서민경제가 위축된 만큼 금리를 낮춰 이자부담을 경감해 준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수익성을 우려한 금융회사가 대출문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오르면서 금융회사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결국 대출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인 최고금리 운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금융시장의 신용대출 규모는 7조298억원으로 전년대비 3379억원 줄었다. 최고금리 인하 방안이 발표(2020년 11월16일)되기 전인 2019년 말(8조9109억원)과 비교해서는 1조8811억원 위축된 수치다.


취급 대출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2019년 말 신용대출은 담보대출의 약 1.8배였지만 2020년 말에는 약 1.5배, 지난해 말에는 1.3배로 규모가 줄고 있다.

최 교수는 "최고금리 인하는 포용적 금융에 그 취지를 두고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대부금융시장의 이용 기회가 줄어드는 모순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최고금리 인하로 초과수요과 금융소외도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에 따르면 최고금리 20%에서는 약 2조원의 초과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이 약 500만원임을 감안했을 때 초과수요 발생 인원은 약 40만명이다.

하지만 최고금리를 15%로 추가 인하할 경우 초과 수요는 약 12조8000억원(약 256만명)에 달한다. 최 교수는 "이 경우 대부금융시장 대출규모의 대부분이 잠식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물가상승률 등에 따른 대부금융시장의 적정금리 수준을 예측해본 결과 20%를 상회했다. 기준금리 수준이 3%, 물가상승률이 5%일 경우 대부금융시장의 금리 예측치의 중간값은 32.2%로 나타난다. 최저값은 26.7%, 최대 37.7% 수준이다.

최 교수는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최고금리 규제가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의 경우 소액 단기 대출시장에 대해 획일적인 최고금리 규제를 하기보다는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탄력적인 변화가 가능하도록 여지를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주별로 대출의 종류, 금액, 만기에 따라 최고금리를 각각 다르게 규제하고 있으며 영국은 최고금리 규정은 두지 않고 있으나 대출 계약에 폭리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의 계약 변경 권한 부여한다. 독일은 법정 최고금리 제도를 두지 않고 계약 자유 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 이자율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나 예외적으로 사회 질서 등에 반할 정도로 폭리를 수취하는 행위는 법원 판결로 통제한다.

최철 교수는 "대부금융시장의 적정 금리 수준은 시장상황 등에 따라 가변적이므로 어떤 상황 변화에도 고정적인 금리 상한을 두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현재와 같은 금리 인상기에 현행 최고금리에 따른 초과수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 26.7% 이상으로 최고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승보 협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금융업권의 신용대출시장이 위축됐다"며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축소된 결과 매년 20~30만명의 대부금융 이용자들이 대출기회를 상실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상승 시기 높아진 조달금리로 인해 영업 의지마저 상실되어버린 대부금융이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법정 최고금리 상한의 적정수준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