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세상에는 숨은 고수들이 참 많다는 말이 연구원 생활을 할 때도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업계에 있으면서 다양한 고수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있는데 저 또한 스몰캡(중·소형주) 분야에서만큼은 투자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꽤 쓸만했던, 괜찮았던 연구원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스몰캡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시가총액이 1조원 미만인 곳은 전부 자신이 담당하는 기업이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많은 기업을 넓게 다방면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스몰캡 연구원에게 '올라운드 플레이어', '제너럴리스트'라는 별명이 붙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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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모르는 좋은 기업발굴… 스몰캡의 매력은━
그는 2013년 SK증권에 입사해 3년동안 압구정PIB센터에서 PB(프라이빗뱅커)로 근무한 뒤 2016년부터 중·소형 기업을 분석하는 스몰캡 애널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정보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형 기업을 발굴해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짜 투자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업무다.나 연구원은 "아무래도 담당하는 기업이 많다 보니 스몰캡 연구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많은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좋은 정보를 투자자분들께 전달하는 것"이라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러 섹터에 대해 넓고 다방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스몰캡의 매력 중 하나"라고 꼽았다.
그는 "큰 산업이나 큰 기업을 보는 섹터의 경우 탑다운(Top-Down) 어프로치가 많지만 스몰캡은 회사 사이즈가 크지 않은 탓에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종목을 선별하는 경우가 많다"며 "바텀업 방식으로 종목을 선별한 뒤 각각의 큰 산업과 기업들의 연결고리가 맞춰질 때가 스몰캡 연구원으로서 가장 신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주에 대한 개인투자자 관심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에도 일부 알짜 중·소형주는 흥행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IPO 대어는 사라졌지만 하반기 들어 몸값을 낮춘 중소형 공모주들이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공모주 시장에 기대감이 몰리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똘똘한 종목 발굴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점도 스몰캡 인기 상승 배경 중 하나다. 코로나 이후 연기금을 필두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강화 필요성이 연일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에는 개인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롱테일 파워'가 중요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나 연구원은 "삼성전자 같은 대형 섹터를 맡은 애널들이 산업 쪽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되는 것과 달리 스몰캡 연구원들은 상대적으로 잡상인이나 보따리장수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며 "다만 코로나 이후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똑똑한 개미들이 많아졌는데 이 덕분에 중·소형사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 또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오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온 경우가 많아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개인 주주들이 몇십만 명으로 늘어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힘을 무시 못 하는 시대가 됐고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발전하는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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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친환경 테마 주목해야━
나 연구원이 최근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산업은 '방산'과 '친환경'이다. 이 두 테마가 올들어 심화되고 있는 국방·에너지 패권 다툼과 가장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올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도 하다.
그는 "특히 방산의 경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의 침략 전쟁, 미·중 패권 다툼 등으로 글로벌 자원 전쟁이 격화되면서 올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며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증시 격언의 핵심은 돈의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서인데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안 좋고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국방 예산을 포함해 친환경 테마는 계속 돈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IPO 시장 및 증시 환경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내년까지 매크로 지표의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 지수는 경기 선행지수이기 때문에 주가가 먼저 반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 얼어붙었던 IPO 시장에도 온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올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인상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증시 침체를 불러왔다"며 "그럼에도 주식 지수는 경기 선행지수라 내년에는 주가가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가는 실적의 함수지만 기울기의 함수이기도 한데 결국 모든 기업에 있어 회사 실적 및 성장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중소형 기업들 역시 미래 성장성이 얼마나 되느냐가 투자의 핵심 포인트로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스몰캡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를 돕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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