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에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정박했다./사진=HMM
산업은행이 HMM 지분(20.69%) 매각에 나선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조기 민영화 소식에 주가는 23일 상승세를 그렸다.
이날 오전 10시53분 HMM은 전일보다 1450원(7.06%) 오른 2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산업은행이 HMM 지분 매각을 위해 잠재적 매수자들을 상대로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HMM은 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공공기관이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MM의 경영 여건이 개선된 지금 해운업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산은이 빠른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은은 보도자료를 통해 "HMM 매각과 관련한 시장 상황을 파악했다"면서도 "특정 기업과 매각 방안을 논의하거나 인수 타당성 검토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운업계 선두, 잠재 인수 후보군에 현대차·포스코
과거 현대상선 시절 한진해운과 함께 국내 해운시장 1∼2위를 달렸던 HMM은 2010년 해운시장에 닥친 불황 여파로 경영권이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고 현재까지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초대형 선박 20척(2만4000TEU 12척·1만6000TEU 8척,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발주를 지원받아 회생의 단초를 마련했고 2020년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해운업 호황이 찾아오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2020년 2분기에는 2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020년 4분기 이후부터 6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재까지 HMM이 기록한 최대 실적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이다. 영업이익률만 64%로 상장사 최고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그룹, SM그룹 등을 인수 후보권에 올려놨다.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은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2020년 물류자회사 설립을 발표했다가 해운업계의 반발로 계획을 백지화한 전력이 있다. SM그룹은 HMM 지분을 6% 넘게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충분치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산은은 KDB생명 재매각을 위해 2020년 6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지난 4월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JC파트너스와 체결한 KDB생명 매각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했다.

JC파트너스가 보유한 또 다른 보험사인 MG손해보험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JC파트너스가 KDB생명에 대한 대주주 자격 변경 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산은 관계자는 "HMM 매각에 앞서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수준에서 복수의 기업과 접촉해 매수 의향 등을 의논하고 있다"며 "향후 매각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