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시멘트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을 두고 여·야가 갈라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 대통령과 관계부처 인사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것을 두고 여당이 '법치주의 조치'라고 가세했다. 이와 달리 야당에선 노동환경에 대한 정부 측의 개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화물연대 불법파업을 향한 업무개시명령은 국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치주의 조치이자 대한민국 경제를 유린하는 것에 대한 불법종식명령"이라며 "불법파업으로 나라 경제가 파탄 나고 국민의 고통과 불안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불법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며 "이제 불법 귀족노조의 시대도 종식됐다"고 덧붙였다.

양 대변인은 "봄이 되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춘투를 여름이면 노동조건 개선 운운하며 하투를 가을이면 기업과의 교섭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추투를 겨울이면 갖은 이유를 붙여 세를 과시하듯 동투를 한다"며 "가히 민주노총 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야당 측은 '외형상 법치주의'라고 꼬집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낮은 운임을 비롯해 과적과 과로로 인한 안전 사고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이나 개선 의지는 찾을 수 없다"며 "외형상 법치주의를 내걸었지만 법적 처벌을 무기로 화물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변인은 "특히 업무개시명령은 내용과 절차가 모호하고 위헌성이 높아 지난 2004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며 "업무개시명령의 발동 조건을 보면 '정당한 사유' '커다란 지장' '상당한 이유' 등 추상적인 개념들이 가득해 임의적 판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농후해 이번 업무개시명령이 바로 그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위헌성이 큰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화물연대와의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며 "윤 대통령은 독단과 독선의 국정운영을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해 시멘트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선언했다.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시멘트와 철강 등 물류가 중단돼서 전국의 건설과 생산 현장이 멈췄고 우리 산업 기반이 초토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업무개시명령은 발동 이후 시멘트 업계 운송거부자들에게 송달된다. 명령을 송달받은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는 송달날 기준 다다음날 0시(29일 기준 다음달 1일 오전 0시)까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운송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운행정지와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및 3년 이하 징역·3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