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필수중증의료를 위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대한민국의 의료 안전망을 지킬 수 있도록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민들의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에 국가가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예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에 분개한다"면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내년도 예산에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예산을 확대 반영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뒀다"고 말해 토론회에 참석한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보건복지부(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축·이전할 의료원에 본원 800병상, 중앙감염병 병원 15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1050병상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기재부는 지난달 4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사업 예산을 7216억원(부지매입비, 예비비 등 제외)으로 발표하면서 본원 526병상, 중앙감염병 병원 134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760병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예산은 복지부와 의료원이 요청했던 1조1653억원에서 4437억원가량 감소했다. 예정대로 국립중앙의료원이 2027년 완공되면 기존 규모인 총 800병상(본원 600병상, 중앙감염병 병원 10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보다도 줄어든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가뜩이나 노후화된 시설에다가 병원 규모가 작은 탓에 응급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 중증 의료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은데 기존보다 규모가 쪼그라들면 의료서비스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대변인(산부인과 전문의)은 "무작정 지원을 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미래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며 "뚜렷한 목적 없이 운영하는 것은 오히려 예산 낭비가 될 뿐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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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예산 삭감 근거 말도 안돼… 민간병원 경쟁 아냐"━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회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이날 토론회에서 기재부가 예산 삭감 근거로 든 ▲진료권 인구 대비 병상 수 과잉 ▲저조한 병상 가동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이 회장은 "2017년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국립중앙의료원이 또다른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간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본원 병상 규모는 최소 740병상 이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10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으로 건립한다면 병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도 있어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고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진료과목을 개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 의료기관과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지방의료원의 3차 병원으로 제 기능을 수행하고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병상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의 2016~2019년 병상 가동률이 70% 수준에 불과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회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기존 취약계층 환자 진료를 중단하면서까지 메르스에 대응하기 위해 병상을 비우고 대응해 병상 이용률이 낮아진 것인데 이를 근거로 병상 가동률이 낮으니 많은 병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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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없는 국립중앙의료원, 인프라 열악해 환자 치료 못한다━
김연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부 관계자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기재부의 예산 삭감에 서운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센터장은 "국가 병원이면 다른 병원에서 받을 수 없는 어려운 환자를 우선 수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환자를 받고 싶었음에도 그동안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들을 수용해 치료할 만한 역량이 부족해 받을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의 경우 조산의 위험이 있어 신생아중환자실이 필요한데 국립중앙의료원에는 신생아중환자실이 없어 환자를 받지 못한 사례를 들었다.
김 센터장은 "중환자의 경우 의사보다 오히려 간호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국립중앙의료원은 규모가 작은 탓에 간호인력이 적을 수밖에 없고 병상이 비어 있더라도 환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말미에서 이 회장은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했음에도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한 것은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들이다"면서 "이들이 코로나19에 맞서 국가 보건의료체계 수호를 위해 내던졌던 희생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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