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가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 업체 점유율이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 업체들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지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고성능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챙길 수 있고 미국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1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하 사용량 기준) 37.0%를 차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점유율 4%포인트 상승이다. 같은 기간 2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이 19.7%에서 13.6%로 하락하며 CATL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동시에 3위 업체인 중국 BYD는 점유율을 8.7%에서 13.6%로 끌어 올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추격했다.

시장 점유율 5·6위를 각각 차지한 SK온과 삼성SDI는 전년보다 시장 점유율이 각각 0.3%포인트(5.7%→5.4%), 0.1%포인트(4.8%→4.7%) 떨어졌고 후순위에 있는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리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중국 업체들인 7위 CALB는 1.3%포인트(2.6%→3.9%), 8위 궈시안은 0.5%포인트(2.2%→2.7%), 9위 선와다는 0.9%포인트(0.9%→1.8%), 10위 파라시스는 0.6%포인트(0.8%→1.4%) 등 점유율을 늘렸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향후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보다 국내 기업들이 만드는 배터리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가격은 싸지만 성능이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 국내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길다. 충전 시간이 짧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통한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전환이 가속하고 고급 전기차가 나타날수록 성능이 좋은 한국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내수시장에 쏠렸다는 점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정부 정책 영향으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률은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것도 이 이유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해외시장에서는 한국이 앞선다는 평가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IRA는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50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해당 법안이 중국을 겨냥해 만들어진 점을 감안, 완성차업체들은 소비자가 자사 전기차 구매 시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 업체들이 생산한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IRA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 업체들은 북미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도 유럽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