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업계에서 오랜 기간 왕좌를 지켜온 철옹성이었다. 닐슨IQ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누적 매출 기준 제조사별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55.7%다.
점유율은 공고한 1위지만 실적을 보면 농심의 사정은 좋지 않다. 매출은 국내와 해외 모두 성장세지만 수익성이 부진하다. 지난해 2분기 농심은 별도 기준 24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2.9%로 떨어졌다.
농심은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으며 이밖에 유가 관련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라면업계가 모두 같은 조건이었지만 농심은 타격이 유독 컸다. 국내 라면에 치중한 사업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농심의 라면 사업 매출은 전체 사업의 78.8%를 차지한다. 오뚜기 역시 내수 중심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소스류, 간편식 등 상품군이 다양하다. 삼양식품은 면·스낵 수출 비중이 69%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까지 놓였다. 1월17일 타이완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TFDA)는 농심의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스프에서 '에틸렌옥사이드'(EO) 0.075㎎/㎏이 검출됐다며 해당 제품 1000상자 1128㎏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국민 라면'인 신라면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잇따라 불안감을 나타냈다. 농심은 국내 제품과는 원료가 다르며 타이완에서 검출된 성분은 2-CE라고 설명했다. 타이완이 2-CE 검출량을 EO로 환산해 EO의 수치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농심 측은 "EO는 살균제지만 2-CE는 EO의 대사물질로 환경에서도 존재하는 물질로 발암물질이 아니다"며 "타이완 식약서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2-CE는 환경에서 유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역시 "인체 위해성을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될 라면 2-CE 사태에 대해 다른 나라의 전략적 노이즈에 휘둘려 괜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K-푸드를 흠집 내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우선 건전한 구조를 다져야 한다"며 "경영 전반의 구조를 점검하고 개선·정비해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신사업과 새로운 마케팅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신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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