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김병준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권한대행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허 전 회장의 임기는 공식 종료됐다.
허 전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 해외일정을 소화 중이라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년 동안 전경련을 이끌며 최장수 회장 타이틀을 달았음에도 별도의 소회 등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 허례허식을 경계하고 소탈하며 선비 같은 인품으로 '재계의 신사'로 불렸던 것에 걸맞는 마무리다. 허 전 회장은 앞서 2019년 초 GS그룹 회장에서 사임할 때도 별도의 행사나 이임식 없이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난 바 있다.
허 전 회장은 전경련을 이끄는 동안 풍부한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민간 경제협력 강화에 힘써왔다. 다양한 봉사활동과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재계의 이미지 혁신에 앞장서 왔고 국가 재난이나 경제 위기 상황에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며 위기극복에 힘을 보탰다.
2016년 전경련이 국정농단에 연루돼 쇠락의 길을 걷는 와중에도 전경련 회장 자리를 지키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17년과 2019년, 2021년 임기만료 시점에서 쇄신을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차기 회장을 맡겠다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자 연임을 결정해 비상체제를 이끌었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잇따라 전경련을 탈퇴한 이후에는 감원·임금 삭감·복지 등 혹독한 구조조정과 대국민 사과, 쇄신안 발표 등을 통해 신뢰회복에 전념했다.
하지만 정경유착 낙인의 대가는 혹독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모든 공식 행사와 일정에 배제됐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결국 허 전 회장은 전경련 위상 회복의 과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경련을 다시 신뢰받는 단체로 만들기 위한 공은 김병준 직무대행에게 넘어갔다.
허 전 회장은 전경련을 떠난 이후에도 재계 원로로서 한국 경제발전과 위기극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허 전 회장은 GS그룹 명예회장과 GS건설 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3월 열리는 GS건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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