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이 대표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 항암제 후보물질의 미국 임상 1상에서 첫 환자를 등록했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신라젠이 새로운 신약후보 물질에 대해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그동안 기존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에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다양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개발을 본격화하며 신약 개발 실패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항암제 후보 물질 BAL0891의 임상 시험 진입을 통해 기술수출 가능성을 본격 모색한다.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어 신약후보 물질 발굴에 자신감을 갖고 있어서다. 기술수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새로운 신약후보 물질 발굴에 재투자할 수 있어 신약 개발역량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다.

신라젠은 지난 23일(현지시각) 항암제 후보 물질 BAL0891의 미국 임상 1상 시험에서 첫 환자를 등록했다. BAL0891은 2022년 9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총 계약규모 약 3억3500만달러(4402억원)에 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이번 임상 1상 시험을 통해 2024년까지 BAL0891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최대 내약용량과 임상 2상 시험에 적합한 용량을 정할 예정이다. 이후 유방암이나 난소암, 폐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 파클리탁셀과 복합 투여 임상 2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BAL0891은 전임상 시험에서 다양한 암세포주를 효과적으로 저해했으며 경구(먹는) 투여보다 정맥 투여에서 뛰어난 효능이 나타났다. 특히 파클리탁셀과 병용 사용했을 때 시너지가 높았는데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2 EORTC-NCI-AACR' 심포지엄에서 공개됐다. EORTC-NCI-AACR은 유럽 암학회(EORTC), 미국 국립 암연구소(NCI), 미국 암 연구학회(AACR)가 공동으로 주관해 유럽과 미국에서 매년 개최하는 국제 학회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번 미국 임상 1상 시험을 통해 확보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수출을 타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달 30일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 공식 학술지인 '암 면역요법 저널'(JITC)에 SJ-600 시리즈의 전임상 시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이 중 SJ-607은 대조 항암 바이러스의 5분의 1 이하의 양으로도 기존 항암 바이러스와 동일한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면서도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내성을 보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SJ600 시리즈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는 신라젠의 대표 후보물질인 펙사벡보다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면서 "현재 후보물질을 추가로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