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코일철근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에서 출선 작업을 하는 직원의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코일철근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철강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고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포스코가 새로 시장에 뛰어들면 공급과잉과 시장 교란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코일 철근은 기존의 직진형(Bar)이 아닌 후프(Hoop) 형태로 코일을 말아 놓은 제품이다. 원하는 만큼 절단해 사용할 수 있어 원가 절감에 유리하고, 차량 적재 시 길이 제한이 덜해 운반에도 강점이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유휴 설비를 활용한 코일철근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선재 생산설비 2기가 휴동 중인데 이를 활용해 와일드타입의 코일철근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기존의 콤팩트타입이 아닌 와일드타입 코일철근으로 전환할 경우 다양한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본다. 와일드타입은 선재용 철근으로 콤팩트타입보다 길이가 짧다. 코일이 많이 감길수록 무게도 함께 커지는데 단중을 살펴보면 와일드타입은 2톤, 콤팩트타입은 3.5톤으로 약 1.5배 차이 난다.

고객 입장에서 와일드타입은 기존 콤팩트타입 대비 가공 생산성이 떨어진다. 짧은 길이의 코일철근은 교체 주기가 잦은데 빈번한 자재 교체는 생산성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코일철근의 핵심 경쟁력이 롤 길이로 평가되는 이유다.

작업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의 가공설비는 콤팩트타입 코일에 최적화돼 있어 와일드타입 코일 가공 시 형상 불량과 가공 불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고로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포스코가 저가의 코일철근을 생산할 경우 기존 제품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코일철근은 일반철근과 비교해 원가에서 큰 차이가 없는 대신 판매 단가에 따라 좌우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일철근의 경우 밀도가 중요해 빡빡하게 말아야 하지만 선재용(와일드 타입)으로는 좋은 밀도를 가지기 힘들다"며 "보통 그런 품목들이 시장에 저가형으로 풀리는데 저가형 용재들이 시장에 많이 풀리면 가격 하락 압박을 받아 아이템 자체의 시장성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일철근 시장은 현재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태다. 코일철근을 생산하는 곳은 둥국제강과 대한제강, 제일제강공업 등으로 이들의 공급 능력은 약 100만톤이다. 이중 시장의 수요는 약 50만톤에 그친다.

철강업계는 코일철근 시장이 과잉공급 상태이기 때문에 제조업체의 생산 증대보다 사용업체의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고 본다. 일각에서 코일철근이 공급 부족 상태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선 지난 2년간 철근 공급 부족으로 철강사들이 일반철근에 집중해 코일철근 공급량이 일시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힌남노로 인해 타격을 입은 포스코가 유휴 설비를 활용해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은 알겠지만 이는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판단"이라며 "글로벌 철강사가 코묻은 시장까지 손대는 건 과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현재 선재공장 설비를 활용해 코일철근 생산 가능 여부를 테스트 중일 뿐 시장 진출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초기 검토 단계로 코일철근 시장 진출 등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만일 진출하더라도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프로젝트의 일부 물량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