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도 정부의 전세 지원 확대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깡통전세'(매매가보다 전세금이 높거나 비슷한 전세) 문제가 속출하자 정부는 '전세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불법 거래 단속에 나섰다. 문제는 전세에 대한 정책 지원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돼 전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다가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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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올해 적자 2700억원 전망━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HUG의 2022년 반기 매출은 5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5% 급감한 459억원에 그쳤다. HUG가 지난해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적자 폭이 2배 이상 늘어난 2719억원에 달할 것이란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전세보증보험 대위변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HUG 관계자는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이 올해도 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올 1월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보증금은 1692억원(769건)이다. 지난해 1월(523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3.2배 증가했다.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대위변제액은 2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HUG의 대위변제액은 9241억원에 달했다.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 지난해 전세금 미반환 금액은 총 1조1726억원이다. 전년(5799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HUG가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한 비율은 ▲2020년 50.1% ▲2021년 41.9% ▲2022년 23.6% 등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HUG가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한 금액은 2490억원에 그쳤다. HUG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뒤 경매 등을 거쳐 채권을 회수하기까지 2년 안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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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 안정돼야 하지만 '탁상정치' 비판━
2020년 주택임대사업자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법적 의무화(일부 예외 규정 제외)되면서 전세 뇌관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올 2월2일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지원방안'(전세사기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현행 100%에서 90%로 낮추는 방안이 올 5월 실시될 예정이나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오는 5월부터 집값 대비 전셋값이 90%를 초과하는 주택은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된다. 문제는 정부가 출시한 '안심전세' 앱(App)의 경우 가격 정보가 시세 대비 높아 깡통전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사기 최대 피해지역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A빌라는 안심전세앱이 제공한 매매시세 정보가 전용 55㎡ 기준 5억4500만~6억2600만원이다. 안심전세앱이 고시한 A빌라의 전세가율은 87.9%로 적정 전세가가 4억7905만~5억5025만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같은 면적의 전세 호가는 5억3000만원이다. 안심전세앱의 최고 가격을 기준으로 2000만원 이상 높게 설정됐다.
해당 빌라의 경매낙찰가율은 71.7%로 안심전세앱 시세 기준 3억9076만~4억4884만원이다. 만약 5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최종 소송까지 갈 경우 경매를 통해 최대 1억4000만원 가까이 되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 전세대출보증 자격기준도 완화돼 전세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은 지난 3월2일부터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주택가격 9억원 초과 1주택자인 경우도 전세대출보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 1월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의 후속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공적 보증을 이용할 수 없었던 고객의 가입 문턱을 낮춰 전세대출 실수요자에 대한 지원과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전세 지원은 탁상행정을 넘어 탁상정치의 전형"이라며 "전세 이용자가 적지 않은 국내 주거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지원을 유지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정책 지원이 늘어날수록 향후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HUG의 보증총액 한도를 현행 자기자본 대비 60배 이하에서 70배로 늘리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표면적으론 HUG의 자본금 확충이지만 혈세를 투입해 전세보증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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