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은행권에 '상생 노력'을 강조하면서 직접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인다. 은행들은 이 원장의 이자장사 지적에 은행권은 잇따라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발표하며 정책에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의 이자 비용 경감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에 최대 0.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전체 가계대출 상품에 대해 은행권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 역시 대출 기간 연장이나 대환대출할 때 인하된 금리를 적용받는다. 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가계대출 고객이 연 1000억원 수준의 이자 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전산시스템을 비롯한 내부 정비를 거쳐 이달 중순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또 국민은행은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2금융권 대출을 대환해주는 'KB국민희망대출'을 이달 선보인다.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 국민은행 내부 평가모델을 활용해 2금융권 대출을 갈아탈 수 있도록 한다. 대출 공급 규모는 5000억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개인·기업고객에게 실질 도움을 주고자 상생 방안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대한 포용과 상생,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하나은행은 '햇살론 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잔액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해주는 프로그램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안심 고정금리 특판대출의 출시를 발표했다.

이 원장이 하나은행을 방문해 상생금융 확대를 강조한 날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하나은행은 상생금융 차원에서 시행 예정인 취약 차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기존 지원 제도에 대해서 3월부터 은행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통해 서민·취약계층 금융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원금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캐시백 해드리는 것으로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이자·수수료 관행 개선… 증권사 불안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인 증권사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관행을 개선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 등 금융 투자 상품 이자와 수수료율 지급 체계 등을 본격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개 증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은 1조5969억원에 달했다. 예탁금 이용료율은 2020년 말 평균 0.18%에서 지난해 말 평균 0.37%로 인상됐다.

증권업계는 이 원장과의 간담회를 의식해 신용융자 이자율을 줄줄이 내린 바 있다. 다만 0%대인 예탁금 이용료율 인하에는 난색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금은 은행의 보통예금과 비슷한 성격인데 신용융자 이자율과 동시에 이자장사 이유로 지적하는 것은 무리한 지적"이라면서도 "금융당국의 지적에 수수료와 이자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