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항체약물접합체 항암 신약 개발기업 시젠을 약 56조원에 인수한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막대한 실탄을 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섰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국면에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매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화이자는 지난 13일(현지시각) ADC(항체 약물 접합체) 전문 업체 시젠을 430억달러(56조2225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시젠의 주식을 전날 종가보다 32.8%의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229달러에 매수하기로 했다.

화이자의 시젠 인수 계약 규모는 바이오 업계 역대 세 번째다. 2019년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이 세엘진을 인수하면서 740억달러를 썼고 같은 해 애브비는 엘러간을 650억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시젠은 지난해 8억3900만달러(1조970억원)의 매출을 올린 림프종 신약 아드세트리스를 보유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시젠과 함께 ADC 기술의 힘과 화이자의 능력과 전문성을 결합해 차세대 암 치료제 혁신을 가속화하고 환자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사노피도 프로벤션 바이오를 29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사노피는 이번 인수로 테플리주맙을 확보했다. 테플리주맙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1형 당뇨병을 지연시키는 신약이다.

그동안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은 대규모 M&A를 자제해왔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바이오 기업들의 초대형 거래가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독점 규제를 강화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M&A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화이자는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M&A 전략을 통해 매출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화이자는 지난해 총 3건의 M&A를 단행했고 이중 편두통 신약 리메게판트를 보유한 바이오헤븐 인수에 116억달러를 썼다. 애브비는 지난 1월 자체적으로 세운 20억달러 규모의 M&A 거래 상한 규정을 폐기하면서 빅딜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