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 하나은행장./사진=하나은행
이승열(60·사진) 하나은행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전까지 하나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만년 3위권 은행으로 불렸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비이자 부문의 수익을 늘리며 은행권 왕좌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97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6671억원) 대비 무려 45.5% 급증했다. 올 1분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나란히 각각 9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392억원의 차이로 하나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게 됐다.

특히 그동안 3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폈던 우리은행(8595억원)보다 1112억원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4위권 은행과 격차를 크게 벌려놨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하면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목표로 내걸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든든한 오른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이같은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이자이익을 늘린 영향이 컸다. 올 1분기 하나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나는 동안 매매평가익은 무려 117.5% 급증한 2575억원을 기록했다. 외환매매익, 유가증권(주식채권) 매매익과 평가익 등 거래 실적이 개선된 효과다.

이로써 이승열 행장은 이자이익 의존도도 크게 낮췄다. 하나은행의 비이자부문의 이익 비중은 13.6%로 KB국민은행(12.7%)과 신한은행(11.6%), 우리은행(10.3%)보다 높다.


이승열 행장은 이자이익에서도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자산을 크게 늘리며 수익을 방어했다. 고금리 여파로 가계대출이 지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에서 4대 은행 가운데 기업대출을 가장 빠른 속도로 늘렸다.

올 1분기 말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46조65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율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0%, 우리은행은 0.6%인 점을 감안하면 이승열 행장은 기업대출 위주의 자산 성장에 선방한 셈이다.

하나은행의 이같은 호실적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출범 2년 차를 맞은 함영주 회장의 체면을 세워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주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그룹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고 반문하며 1등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이 행장이 지속해서 리딩뱅크를 수성할지는 물음표가 달린다. 올 1분기 하나은행은 1220억원, KB국민은행은 3913억원, 신한은행은 178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는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2분기 충당금 규모를 줄이면 리딩뱅크 타이틀을 다시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이승열 행장은 올 1월 취임 당시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3대 과제로 '손님'과 '현장', '강점'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첫 외환은행 출신 은행장으로서 은행의 경영기획부장과 경영기획그룹장(CSO), 그룹 재무총괄(CFO) 등을 거쳐온 만큼 전략가와 재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한껏 펼쳐 하나은행을 굳건한 리딩뱅크로 안착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