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망 스타트업과 손잡고 미래 혁신 주도에 나섰다. 사진은 정 회장이 올 초 열린 사내 신년회에 참석했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넘버원을 정조준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스타트업에 1조3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며 '윈-윈'에 행보에 나섰다. 글로벌 도약을 위한 회사의 성장에 스타트업과의 동행으로 다양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모빌리티 관련 분야부터 이종산업까지 다양하다. 미래 가치가 보이는 스타트업이라면 화끈한 지원으로 손을 잡는다.
200여개 스타트업과 동행하며 생태계 구축 지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넘버원 도약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미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함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1분기(1~3월)까지 현대차·기아가 200여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1조3000억원이다. 이 수치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모셔널, 슈퍼널 등 대규모 해외 투자는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유망 스타트업과 손잡았다. 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에서 황윤성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상무가 오픈이노베이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전동화, 커넥티비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에너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영역을 망라한다.
분야별로 보면 ▲모빌리티 분야 7537억원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AI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억 ▲에너지(수소 포함) 253억원 등이다.


정 회장은 이 같은 과감한 투자로 성과가 공유되면 스타트업의 도전에 활로가 생기고 또 다른 발전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혁신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 운영과 실증 사업 지원, 기술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원활한 제품·서비스 개발까지 돕는다.
현대차그룹이 과감한 투자로 스타트업의 도전에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열린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에서 공개된 현대차·기아의 2017년~2023년 1분기 영역별 스타트업 투자 금액. /자료=현대차그룹
이는 그룹의 내부 자원과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및 밸류체인을 결합해 급변하는 외부 생태계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미래 신사업, 신기술 창출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포함한 세계 수많은 스타트업과의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미래 혁신 성장동력을 선점하는 한편 이들의 글로벌 성장이 원활히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황윤성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상무는 "현대차그룹은 혁신 기술이나 서비스를 통해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며 "새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 과정에서 중요한 방향성을 주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육성함으로써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미래가치'에 투자… 조화로운 공존 의지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관련 스타트업과 진행했던 상생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HMG Open Innovation Tech Day)를 처음 열고 조화로운 공존 의지를 드러냈다.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을 비롯한 개방형 혁신 성과, 협업 체계 등도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모빈(MOBINN) ▲모빌테크(MobilTech)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Metaverse Entertainment) ▲뷰메진(ViewMagine) ▲어플레이즈(Aplayz) 등 협업 중인 5개 스타트업의 주요 기술도 함께 전시했다.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 기업 모빈은 올해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분사한 업체다. 모빈이 개발한 배송 로봇은 언제 어디서든 주문 고객의 문 앞까지 배송 가능하다.
이날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모습을 시연하며 눈길을 끌었다.

시속 6㎞/h의 최고속도를 내는 이 로봇은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주·야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현대건설 및 현대글로비스와 배송 로봇 시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모빌테크는 2018년 현대차그룹 제로원 펀드 투자로 성장 기반을 닦은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보유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융·복합센서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트윈 기반 시공간 지도 서비스 등을 지원하며 협업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15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를 열고 유망 스타트업 투자 현황 등을 알렸다. 사진은 AI 기반 공간별 맞춤 음악을 서비스하는 어플레이즈 관계자가 공간 특성에 맞는 음악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어플레이즈는 모빈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분사 업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나 오피스 등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해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플레이즈 관계자는 "현재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과 주요 자동차전시장에서도 서비스 중이며 직원들 호응도가 좋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현대차그룹의 지원으로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된 업체도 소개됐다.

뷰메진은 자율 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 및 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제공한다. 드론에 탑재된 고화질 카메라로 콘크리트 외벽의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는 동시에 결함 데이터를 분석·시각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뷰메진은 현대건설을 포함해 국내외 건설사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신축건물 외에도 기축 아파트 품질 점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15일 열린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에서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자율 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메진 부스. /사진=김창성 기자
이밖에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전개하는 업체다.
최첨단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얼굴의 감정 인식, 표정 분석 등을 통해 버추얼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업체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투자에 나섰으며 상호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황 상무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바는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의 투자금액인 1조3000억원은 현대차그룹 전체 규모로 봐서는 크지 않다"며 "앞으로도 예산을 정해놓고 투자하기 보다는 꼭 투자가 필요한 기업, 미래 가치가 돋보이는 분야가 있다면 그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