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은 한국형 구축함(KDX) 사업에서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해 냈으나 HD현대중공업의 경우 KDX-Ⅰ 사업은 참여한 적이 없다."(한화오션이 지난 6월7일 발표한 수상함 설명자료 발췌)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로 탈바꿈한 '한화오션'. 새 이미지가 필요한 한화오션의 첫 스탭이 영 거슬린다.

조선산업의 경쟁사이자 동반기업이기도 한 HD현대중공업을 겨냥,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 존재감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오랜 은행관리 기간을 거치면서도 핵심분야 경쟁력만큼은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신감 표현이겠지만 출발부터 '나를 무시하지 말라'는 신경전을 펴는 듯하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KDDX사업에 대해서도 (같은 설명자료를 통해) "2018년 정부에서 진행한 방산업체 보안감사 당시 한화오션에서 수행한 개념설계 결과가 HD현대중공업에서 발견돼 논란이 됐다"며 경쟁사의 반칙 가능성을 내비쳤다.

같은 시장을 놓고 펼쳐지는 경쟁은 기업의 숙명이지만, '경쟁과 협력'이 겹쳐지는 상생의 관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업계에선 "방위사업청은 연속성과 형평성 문제로 한 기업이 아니라 여러 기업에 수상함 등 함정을 발주한다"며 "한화오션뿐 아니라 HD현대중공업도 당연히 주요 발주 대상기업"이라고 지적한다.

어느 한 기업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특별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할 형편이 아니라는 의미다.

조선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적으로 덤핑수주에 나서는 통에 해외 선주들의 주머니만 불려줬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가벼운 반칙은 전략적 선택일지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감정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수준과 정도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때마침 10년 만에 돌아온 호황사이클로 조선사 도크마다 활기가 완연하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조선산업은 중국 조선사와의 친환경 기술격차를 벌리고, 로열티 반출의 주범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탱크 국산화하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고질이 된 조선 인력난도 헤쳐 나가야 하고, 갈수록 어려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한도 문제도 풀어야 한다.

지금은 '경쟁, 격돌'보다 '합심,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해야 할 과제도 많다. 마찰 유발, 감정 증폭 따위는 호황사이클이 끝난 후에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