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추진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이 주가 하락을 겪었다. 유통 주식 수 증가로 인해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불거진 영향이다. 주주들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고 SK이노베이션은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6.1% 하락이다. 시가총액 상위 20위 안팎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5% 넘게 급락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이란 소식이 갑작스레 공개되자 투자 심리가 약화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장이 마감된 후 약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시설자금 4185억원 ▲채무상환자금 35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4092억원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되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0월4일이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 주가 하락 여파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본다. SK이노베이션이 신규 발행하는 주식은 819만주로 현재 상장 주식 수(9246만5564주)의 8.9%에 달한다. 회사 가치가 여전한 상황에서 새롭게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식 가치는 희석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선 신규 주식 예정 발행가(14만3800원) 안팎으로 주가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3일 종가(18만2600원)보다 21.2% 떨어진 가격이다.
김준 부회장 "주주환원 의지 강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주주들은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추진에 불만을 표했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추가 발행한 신주를 돈을 받고 파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번에 걸쳐 자회사 SK온에 총 2조원을 지원한 점을 감안, SK온 챙기기에 회삿돈을 사용하고 정작 SK이노베이션 운영비용은 주주로부터 충당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SK이노베이션 주주 A씨는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회사가 주주들로부터 손을 벌리려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주주 돈으로 빚을 갚으려 하지 말고 성과급 반납 등을 추진하라"고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유상증자 관련 주주 서한을 통해 "주주환원에 대한 회사의 강력한 의지는 유효하다"며 "보유 중인 자사주 활용과 관련해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부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유상증자는 회사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토대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의사결정"이라며 "주주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과 연구·개발(R&D)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악화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나아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SK온 상장 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주식을 SK온 주식으로 교환해주는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검토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