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기업들이 소비자라는 호칭을 사용했을 때 가장 먼저 고객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게 LG그룹이다. LG그룹 내부 결재 서류에는 사장보다 높은 자리에 '고객 결재란'이 마련돼 있다. 언제나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LG그룹의 고객 중심 분위기는 구광모 회장에서 비롯됐다. 2018년 6월29일 LG그룹 회장 자리에 오는 그는 이듬해 첫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만 총 30번 언급했다. 재계 이목이 쏠리는 첫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고객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그는 신년사에서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한순간에 사라진다"며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봤지만 결국 답은 고객에 있었다"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의 고객가치 실현 의지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했다. 그의 신년사들을 살펴보면 2019년에는 LG만의 고객가치가 무엇인지 설명했고 2020년에는 고객가치를 더 잘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과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집중하자는 내용에 주안점을 뒀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회사 구성원들을 '고객가치 크리에이터'(Customer Value Creator)로 부르며 구성원이 주인공이 돼 고객가치를 만들어나갈 것을 제안했다.
구광모 회장은 계열사 주요 경영진에게도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그는 지난해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미래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미래 고객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방문해서는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미리 선정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의 고객사랑은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을 계승한 결과다. 구본무 회장은 생전 가장 중요한 경영철학 중 하나로 고객을 꼽았다. 주요 자리에서 '고객 만족'을 이루는 것이 LG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며 경영진들을 독려한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구본무 회장은 1995년 취임사에서 "정도경영을 통해 철저히 고객을 만족시키겠다"고 말한 뒤 2005년 8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고객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진정한 고객 만족을 통해서만 1등 LG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15년 3월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는 "남들이 보지 않는 부분까지 감동을 주는 세밀함과 철저한 실행력으로 최고의 고객가치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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